<경비지도사의 관점, 시설경비에 대한 두 가지 시선>

비정규직의 온상과 용역깡패로 인한 부정적 인식

한국산업인력공단의 국가자격시험 홈페이지 큐넷에는 ‘국가자격시험’과 ‘국가전문자격시험’이 있습니다.   

‘국가자격시험’은 고용노동부에서 법령과 제도 운용을 총괄하고, 공단이 검정의 집행, 시험문제 출제·관리, 자격취득자 자격증 발급 등 사후관리를 합니다. ‘국가전문자격시험’은 각 개별법에 규정한 자격으로 공정거래위원회, 해양수산부 등 정부 부처의 필요에 의해 신설, 운영합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17개 부처에서 37개 자격을 위탁받아 시행합니다. ‘경비지도사’ 시험은 경찰청에서 공단에 위탁해서 시행하는 국가전문자격시험입니다.  그러나 시설경비 현장에서 근무하는 경비지도사의 현실은 국가전문자격이라는 말이 무색합니다. 시설경비업과 아웃소싱에 대한 두 가지 시선은 우리를 불편하게 합니다. 하나는 비정규직을 양산하며 경비원의 인건비를 착취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일명 ‘용깡(용역깡패)’이라 불리우는 용역경비원에 대한 사회적 인식입니다.     

“경비업법 제2조 정의, 1. ‘경비업’이라 함은 ‘경비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도급받아 행하는 영업을 말한다”     

시설경비업은 도급업이라고 경비업법에서 못을 박았습니다. 도급이 아닌 시설경비업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도급의 근거는 민법에 있으며 업무를 위탁하려면 계약기간이 필수입니다. 경비원의 근로계약은 도급계약의 범위 내에서 이뤄집니다. 시설경비업체가 경비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예를들어 고객사에서 경비원 1인당 월 360만원을 경비업체에 지급하는 경우 경비원의 급여가 280만원이라면 경비업체에서 80만원을 이윤으로 챙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월간 경비용역비와 경비원의 급여를 단순하게 비교하면서 시설경비업체가 폭리를 취한다는 주장은 요즘에도 가끔씩 이슈가 됩니다. 하지만 위 금액에는 부가세 10%를 비롯해, 퇴직충당금, 연차수당, 장애인고용부담금, 안전보건관리비, 4대보험료의 회사부담금, 법정교육비, 광고선전비 등의 수많은 간접비 구성항목이 포함돼 있는데 이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 채 용역비와 급여만 단순 비교하는 건 곤란합니다.     

또한 ‘용깡’ 이라는 말로 용역경비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된 건 재개발이나 노사문제에 관한 언론의 보도 때문입니다. 재개발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농성을 하는 현장에 용역경비원이 투입되어 기습적인 철거를 감행한다면 사건, 사고가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재개발이나 노조 등 분규현장에 경비용역을 투입하는 회사는 시설경비업체와 계약을 합니다. 다툼이 있는 현장의 규모에 따라 경비인력을 증감하므로 상주직원 5명~20명과 ‘프리(free)’ 경비용역으로 인원을 구성합니다. 경력자 위주의 프리팀으로도 부족한 경우 젊은 학생들을 급하게 모집하기도 합니다. 시위대를 제압하고 해산시키려고 투입된 용역경비원들은 신속하게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물리력을 행사합니다. 이런 과정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용역깡패가 등장합니다.      

도급현장의 비정규직경비원과 ‘용역깡패’로 매도되는 용역경비원도 시설경비업의 일부입니다. 경비지도사로 현직에서 일을 하려면 근무 환경을 제대로 인식하고 부정적인 사회적 시선을 바로잡고자 하는 노력과 지혜도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