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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지도사가 일하기 좋은 회사>

회사의 규모와 조직문화,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의 장단점

by FM경비지도사

20년 전 제가 아웃소싱 신참이었을 때 제 주변에는 한 곳에서 오래 근무한 고참들이많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개인 사정과 회사 사정이 맞물리면서 여러 차례 회사를 옮겼습니다. 저는 한 곳에서 5년 이상 근무해 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일했던 회사의 규모와 주력 업종은 가지각색이었습니다. 크고 작은 회사에서 일해본 경험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한 곳에서 오래 근무하는 원클럽맨도 좋고,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이직해도 커리어를 만들 수 있습니다. 둘 다 장단점이 있습니다.


중견기업에서 일할 때는 문서와 보고에 시달렸습니다. 큰 회사는 보고와 회의가 많습니다. 매년 사업계획보고, 월간 매출실적 보고, 주간 회의, 업무일지 등 페이퍼 웍(paper work)의 반복입니다.


개인의 역량과 의지보다 처세와 줄타기가 중요한 요소입니다. 본인을 어필하기 위한 별도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담당 업무만 열심히 해서는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대인관계에 신경을 쓰고 타 부서의 동향을 수시로 살펴야 합니다. 술자리도 참석하고 커피와 담배와 오가는 자리에도 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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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부서장일 때 직원 2~3명과 함께 일했습니다. 바람 잘 날이 없었고 내 일하랴 부서 직원 챙기랴 사장한테 보고하랴 마음 편하게 일한 기억이 없습니다. 권한을 주기보다 의무와 책임을 강조하는 사장 밑에서 부서장으로 일하는 건 지옥과도 같은 경험이었습니다.


큰 회사의 장점은 조직문화에 있습니다. 중견기업 상조회에서 경조금을 받으면 아내 모르게 비상금으로 썼습니다. 시무식이나 창립기념일 같은 행사는 호텔이나 리조트에서 했고 정기 워크숍도 있었습니다. 현장관리로 술을 마시면 회사에서 제공하는 대리운전 쿠폰을 썼습니다. 회사의 연수시설로 가족과 나들이를 가기도 했습니다. 관리하는 인원수에 따라서 법인카드 운영비가 충전되어 현장관리 할 때 편리했습니다.


지금은 각자 담당 사업장을 관리하는 중소기업에서 일합니다. 여직원 1명이 전체 현장의 기성과 급여, 행정 사무를 지원하는 구조입니다. 의사결정이 빠르고 인간관계가 단순합니다. 부담만 되는 부하직원이 없습니다. 중소기업의 장점은 보고를 위한 보고, 회의를 위한 회의가 적다는 점이며 사장과 직접 소통하면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중견기업에서는 사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일이 드물고 다른 직원이나 임원을 통해서 결재를 받습니다. 절차를 거치는 동안 작성자의 의도가 왜곡될 수 있으며 중간 결재자가 자신의 의사를 반영하기도 합니다.


큰 회사나 작은 회사나 중요한 건 사업팀과 경영지원팀의 관계입니다. 경영지원팀장은 사장과 직접 소통하며 사업팀 직원들의 동향을 보고합니다. 경영지원팀장은 매출과 영업으로 평가받는 사람이 아닙니다. 비용을 관리하고 회사 직원을 감독하는 역할로 사장한테 어필하는 사람입니다. 사업팀과 경영지원팀은 원만하게 지내기 어려운 관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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