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교 청소경비용역 낙찰받았습니다. 3편>

학생은 교실만 청소합니다.

by FM경비지도사

입찰참가 자격은 건물위생관리업, 시설경비업 허가를 가진 서울 소재업체입니다. 입찰결과 330개 업체가 참가했으며, 계약기간은 3월 1일부터 1년 입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같은 부지 내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용역인원은 경비 2명, 미화 2명입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교문을 공유하기 때문에 경비원이 2명이고 격일제로 근무합니다. 고등학교 담당 미화 1명, 중학교 담당 1명입니다. 기존에 있던 미화원을 고용승계했는데 나이가 많습니다. 두 명 모두 40년대생이고 그 학교에서 근무한 기간이 10년을 훌쩍 넘었습니다. 과업지시서를 처음 봤을 때는 학교 전체를 1명이 청소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학기 중과 방학 중일 때 근무시간이 다르지만 1일 평균 6.5시간으로 근무시간도 짧습니다. 업무를 착수하고 한 달이 경과하니 조금 이해가 됐습니다.


학교의 업무공간 일부와 화장실을 우선 청소합니다. 교장실과 행정실은 청소하지만 교무실은 보안상의 이유로 제외합니다. 각 교실 앞에는 학생들이 쓰는 청소도구함있어서 교실과 교실앞 복도는 학생들이 청소합니다. 학생들은 교실만 청소하고 화장실 청소는 하지 않습니다. 순번제나 벌칙으로 화장실 청소를 하는 학생은 없습니다. 각 층의 화장실을 하루에 2번 청소하는 업무가 핵심입니다. 전체 화장실의 좌변기는 82개입니다. 화장실에 버려진 휴지와 위생용품을 수거해서 분리수거장으로 옮기는 일입니다. 여자화장실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의 양이 많은데 학교 건물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습니다. 각 층마다 플라스틱 원통바퀴를 비치하고 검정봉투를 씌워서 쓰레기를 수거하고 검정봉투를 1층에 있는 분리수거장으로 옮깁니다. 아침 일찍 출근해서 행정실, 교무실, 화장실을 부지런히 청소하고 난 후에 오전 11시에 되면 급식실에 가서 식사를 합니다. 오전에 깨끗이 청소를 해도 점심시간이 지난 후에는 화장실에 휴지가 넘쳐납니다. 오후에 전체 화장실의 휴지통을 다시 한 번 비우고 나서 퇴근합니다.


1980년대에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닌 저는 친구들하고 교실, 교무실, 복도, 화장실 등 학교 전체를 청소했습니다. 나무로 된 교실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왁스를 바르고 걸레질을 하면서 광택을 냈습니다. 담당구역이라서 하고, 벌칙으로 하고, 봉사활동으로 하고, 교실환경미화라서 했으니 그 명분도 다양합니다. 그 당시에 학교의 청소용역 예산이 없었기 때문에 학생들이 청소를 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학생들한테 청소를 시키는 것으로 부족했는지, 때만 되면 집에 있는 책, 폐지 등의 귀중한 자원을 가지고 오라고 했습니다. 모든 학생들이 집에서 가지고 온 폐지 한 묶음이 쌓이면 큰 자원이 됩니다. 학교에서 폐지를 어떻게 처분했는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그 시절이 그립고 그때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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