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두번째 筆寫

by 이양고


당신의 밤과 나의 밤은 서로 닮아서,

하나로 이어진대도 어긋남 없이 매끄럽게 흘러간다.

맨 처음 당신의 밤과 닿았을 때가 떠오른다.

캄캄했던 나의 밤에 비해

낮처럼 환했던 당신의 밤 앞에서 뒤돌아선 적이 있다.


혹시나 나의 어둠이

당신을 그늘지게 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 때뭄이었다.


달빛에 기대지 않아도 늘 환했던 당신과,

만월이 떠올라도 앞을 볼 수 없던 나.

두개의 세계가 겹쳐지지 않도록

나는 일부러 길을 잃었다.


엇갈리기 위해서,

스쳐 지나가기 위해서,

가장 멀리 맴돌았다.


<사랑의 장면들> 중에서, 오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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