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병모
그녀에게로 조금 더 다가간다.
아직 닿으려면 멀었고 그 얼마 안 되는 거리가 아득하게 느껴지지만 이제는 말할 수 있을까.
상처는, 그래, 나도 아픈 거 싫어하고 다치지 않고 싶다. 상처 입는 것도 입히는 것도 안 했으면 좋겠다.
그러나 상처는,
나이제 그녀의 선생도 무엇도 아니지만, 말할 수 있을까.
아니 오히려 아무것도 아니기에 전할 수 있을지도.
상처 없는 관계라는 게 일찍이 존재나 하는 것인지
나는 모르겠다.
상처는 사랑의 누룩이며,
이제 나는 상처를 원경으로
삼지 않은 사랑이란 걸 더는 알지 못하게 되었다.
상처는 필연이고 용서는 선택이지만,
어쩌면 상처를 가만히 들여다봄으로 인해,
상처를 만짐으로 인해,
상처를 통해서만 다가갈 수 있는 대상이,
세상에는 있는지도 모르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