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번째 筆寫

이은규

by 이양고

봄기운도 참

바람이 이렇게 달아 살살 간지럽겠다


몽글몽글 벚꽃의 아치 아래서

당신은 봄의 호작질에 놀아나는 중이다

시시로 연인의 입술에 달라붙은 꽃잎을

홉-하고 숨결로 떼어내거나

꽃을 먼저 보낸 성급한 푸른 잎이

연인의 분홍 잇몸에 돋아나는 걸 보겠다

혹은 흩날리는 벚꽃이 허투루 흘리는 점괘 따위를

받아 모시거나, 애면글면하거나

.

.


봄은 파열음이다

그러나 당신, 오늘의 봄밤

꽃잎의 파열음에 귀가 녹아 좋은 곳 가겠다

생을 저당 잡히고도 점괘 받는 일이 찾을 당신이겠다


〈벚꽃의 점괘를 받아적다> 중에서, 이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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