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예약과 준비편 (싸다 보니 7키로 배낭이 되다)
"어디다 써먹을진 몰라도" 시리즈는 이런 이야기들이 담깁니다
계획했던 여행, 우연히 떠난 여행
템플스테이부터 백패킹까지
때로는 실패담, 때로는 소소한 발견들
집 밖에서 마주한 일상의 조각들
특별할 것 없지만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지도 모를 기록들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공간입니다.
예약 페이지 : 해인사 청년객실
http://www.haeinsa.or.kr/bbs/content.php?co_id=8010
템플스테이를 해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마음이 무척 괴롭고 힘들 때 템플스테이를 통해 마음을 돌아본 경험이 있는데요.
그 경험을 살려 좀 더 오래 묵을 수 있음 좋겠다고 생각을 했고,
이번엔 어떤 템플스테이를 갈까 찾아보다가 '해인사 청년객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템플스테이와 청년객실이 가장 크게 다른 점을 꼽자면
템플스테이는 '유료'이고, 청년객실은 '무료' 라는 점을 꼽을 수 있겠네요.
'청년객실 사용료는 무료이며, 이용시 사중울력 동참은 필수입니다'
* 공양간 설거지, 정리 등 공양간 소임을 봉사하게 됩니다.
사진을 보시면 눈에 띄는 부분이 있죠.
잠자리와 밥을 제공할테니 너는 절에 필요한 쓰임이 되거라 라는 뜻입니다.
설거지나 정리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퇴사 후 마음이 붕붕 뜨고 있던 저로서는 안 갈 이유가 없었습니다.
어딜 가든 밥을 사 먹어야 하고 잠자리를 위해 돈을 지불해야 하는데 무료다?
그럼 마음도 비우고 몸도 움직일 겸 가보자! 하는 생각으로 예약했습니다.
하지만 시간표가 그렇게 빡셀 줄은 몰랐습니다.
우선 홈페이지에는 따로 예약표가 없는데 대략적으로 이런 시간표에 따라 움직이게 됩니다.
새벽에 예불을 드리기 위해 3시 20분에 법당에 착석해야 합니다.
> 3시 55분쯤 예불이 끝나면 잠깐 쉴 수 있는데, 저는 이때 아침에 못다 한 세수를 합니다.
4시 30분에 시작되는 '아침 차리기'입니다.
이 시간에는 공양간으로 이동하여 바닥을 쓸고, 테이블을 닦고,
차관이라고 불리는 주전자에 물을 채우고, 식재료를 다듬으며 스님들이 식사하는 것을 기다리고,
스님이나 템플스테이 분들이 식사를 하신 뒤 나오는 그릇을 설거지하면 일정이 끝납니다.
첫 번째 일정이 끝나도 여섯 시라 기분이 묘한데,
일단 노동을 했기 때문에 시장을 반찬 삼아 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아침 8시 30분에 시작되는 '점심 차리기'입니다.
이 시간에도 아침 시간과 동일한 루틴의 노동을 진행합니다.
바닥 쓸고, 테이블 닦고, 주전자에 물 채우고, 식재료 다듬고, 설거지하기.
점심 맛있게 먹으면 하루 중 두 번째 일정이 끝난 게 됩니다.
당연히, 아침과 저녁에 비해 사람들이 많아 설거지 거리가 조금 더 많습니다.
12시에 설거지가 마무리되고 식사를 하고 나면 다음 일정인 '오후 4시'까진 시간이 남아
북카페를 가거나 등산을 가거나 산책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시간이 제일 자유롭게 쉴 수 있는 휴식 시간이었어요.
오후 네시에 시작되는 '저녁 차리기'입니다.
루틴은 비슷하게 이루어지나, 날씨나 때에 따라 물걸레질이 추가되거나
감자나 당근 다듬기, 유리창 닦기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일정을 끝내고 나면 저녁을 먹고 자유시간이 주어집니다.
저녁 7시쯤 일정이 마무리되어 시간이 좀 넉넉한데? 싶겠지만
절 특성상 저녁 9시가 되면 소등이 되기 때문에 일정 마치고 지친 다리를 좀 주무르다가
씻고 나면 잠에 들어야 하는 시간이 됩니다.
> 다음 편에서 사진을 곁들인 일과 시간을 설명드릴 예정입니다
여하튼!
이런 시간표로 진행되는 청년객실은 예약 페이지에서 원하는 일자에 예약을 하면 됩니다.
최대 15명까지 예약이 가능하고,
며칠 전에 예약이 마감되는 템플스테이와는 달리 전날까지 예약이 가능합니다.
예약을 하고 나면 며칠 뒤에 전화를 주십니다.
몇 시까지, 어디로 오라고 말씀해 주시며
필요한 준비물들도 함께 언급해 주십니다.
그럼 예약 끝.
참고로 저는 3박 4일 동안 묵었습니다.
우선 저는 나가기 전 배낭 무게를 재보았는데 대략 7킬로 정도더라고요.
왜 이렇게 무거웠냐면, 당연히 준비물이 많았기 때문이에요.
저는 여름에 방문했기 때문에 갈아입을 옷이 매일 필요했어요.
어떤 분들은 세탁기를 돌리기도 하셨다던데
제가 방문한 일자는 비가 예정되어 있어서
말리기 어려울 것 같아서 매일 갈아입을 옷을 준비해서 갔습니다.
그 외에도 필요한 것들이 많았는데,
- 세면도구 관련 : 수건, 드라이기, 고데기, 샴푸, 린스, 폼클렌징, 칫솔, 치약
- 화장품 관련 : 스킨, 앰플, 수분크림, 선크림, 파운데이션, 아이브로우, 아이쉐도우, 립스틱, 립밤
- 옷 관련 : 매일 갈아입을 티셔츠 4벌, 잠옷으로 입을 상하의 1벌, 그 외에도 속옷과 양말 여분들
- 전자기기 관련 : 노트북, 노트북 충전기, 애플워치 충전기, 휴대폰 충전기
- 약 관련 : 매일 챙겨 먹는 영양제 (오메가 3, 비타민, 밀크씨슬, 마그네슘, 유산균)
- 고양이 간식 관련 : 트릿 소분해서 챙겨감
물론 제가 투머치 하게 챙겨간 부분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특히 노트북은 글 쓰고 싶어서 챙겨갔고, 실제로도 글을 중간중간 썼는데
충전기는 챙겨갈 필요가 없었어요... (맥북 배터리가 많이 닳지 않을 정도로 조금씩만 썼기에..)
이 많은 준비물 중에서 특히 중요한 것으로 꼽고 싶은 건 뭐니 뭐니 해도
'수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모든 준비물을 다 사용했기에 저와 비슷한 성격이라면
위 리스트들을 모두 챙겨가는 것을 추천드리지만, '수건'은 꼭 챙기셔야 해요.
저는 1장 챙겨가서 말려서 썼는데.. (^-ㅠ) 두 장 정도는 챙겨가는 것을 추천드려요.
그 외에도 드라이기도 챙겨가시는 걸 추천드려요.
여자 세면장에 드라이기가 있긴 했는데 세면장에 워낙 벌레들이 많아서
오래 있을 수가 없고... (곱등이를 10마리 이상 마주했습니다... 심지어 엄청 컸어요)
주방일 (공양간 설거지 등)을 하다 보면 신발이 젖게 되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그럴 때 쉬는 시간 숙소로 돌아와 신발이나 양말을 말리기에도 용이했어요!
무겁더라도 드라이기는 꼭 챙겨가시는 걸 추천...!!
이 무거운 것들을 넣은 가방으로는 '패리티 럭색 미니'를 사용했습니다. (색깔도 너무 이쁘쥬)
여행 갈 일이 많을 것 같아 최근 새로 구매한 가방인데 (내돈내산임!!!)
확장형인 데다가 위에 뚜껑(?)이 있어서 짐을 꽉꽉 넣은 다음 덮기도 좋았어요.
저처럼 바리바리 바리스타라면 정말 유용하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