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떠날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어디다 써먹을진 몰라도" 시리즈는 이런 이야기들이 담깁니다
계획했던 여행, 우연히 떠난 여행
템플스테이부터 백패킹까지
때로는 실패담, 때로는 소소한 발견들
집 밖에서 마주한 일상의 조각들
특별할 것 없지만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지도 모를 기록들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공간입니다.
4박 중 마지막 밤은 유일하게
잠을 설치지 않고 잠을 잘 잔 밤이었다.
이제서야 익숙해진 덕분이었을까,
마지막이라는 아쉬움 때문이었을까.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는 22시에 예정되어 있었다.
비행기에서 하룻밤을 자면 다음 날 아침 인천공항에 도착해 있는 일정이었으므로,
비행기에서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라도 오전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코끼리를 볼 수 있는 투어를 예약해두었다.
투어의 시작은 9시.
7시에 일어나 씻고 체크아웃을 했다.
코끼리를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는 건 처음이었다.
생각보다 훨씬 더 컸고, 눈이 선해보였고, 속눈썹이 길었다.
사람들에게 간식을 얻어 먹기 위해
내미는 코가 생각보다 길어서 악수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코끼리를 볼 수 있는 카페는 '엘리핀팜'으로
우리 투어 사람들 말고도 투어를 오는 관광객 무리들이 많아보였다.
때문에 자리가 없을 때도 많다는 점!
많은 사람들이 코끼리를 보러 오기 때문에
카페 한 켠에 있는 댕댕이는 전혀 예쁨을 받지 못했다.
태국에서 본 개들은 다리가 길고 약간 우수에 찬(?) 눈을 가지고 있다.
투어측에서 100밧 쿠폰을 줘서 커피 한잔을 사먹고
코끼리 앞에 가 코끼리를 본격적으로 구경했다.
사람들이 간식을 사오면 간식을 주면서 사진도 찍을 수 있고,
좀 더 가까이 가서 만질 수도 있었는데
나는 코앞에서 코끼리를 실컷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치앙마이에서 코끼리가 유명한 건,
태국 역사·문화·경제·종교가 깊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치앙마이에서 코끼리가 유명한 건 옛 란나 왕국 시절 군사·운송·왕권 상징이었고,
불교·힌두교에서 신성·지혜의 상징이었기 때문이에요.
산과 밀림 지형 덕분에 예전엔 벌목·농업 노동력으로도 많이 쓰였고,
1989년 벌목 금지 후에는 관광 산업(코끼리 타기·쇼)으로 전환됐습니다.
최근에는 동물복지 인식이 커지면서
코끼리 보호구역 체험이 치앙마이의 대표 관광 콘텐츠로 자리잡았어요.
코끼리는 똑똑해서 자신을 못 살게 군 사람을 찾아가 복수를 하기도 한다던데,
이 카페에서는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는 걸까?
사람들을 태우고 사진을 찍기도 하고,
간식을 받아먹고 사진도 찍어주는 것 같기도 했는데
불행해 보이지는 않아서 다행이었다.
한 시간 정도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는데,
비가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하고
나는 속이 본격적으로 안 좋기 시작했다.
꾸불꾸불한 산길을 달리다 보니 멀미가 나기 시작한 것이었는데,
조잘조잘 떠드는 아이들이 있어서 멀미가 극대화됐다.
두번째 장소에서 사진을 많이 찍는다고들 하는데
(cypress lanes)
비가 많이 오기도 하고, 멀미가 나서 두번째 장소는 패스!
그 다음으로 온 곳은 예술가의 마을이라는 '반캉왓'
투어 측에서 우산을 빌려주어서
우산을 쓰고 곳곳을 돌아볼 수 있었다.
아기자기한 공예품들이 많았다.
사고 싶었던 것들도 몇 개 있었지만
막상 사서 들고오면 안 쓸 것 같아서 지갑을 잘 다독여줬다.
(그렇지만 고양이 엽서는 다시 봐도 귀엽다..)
반캉왓을 끝으로 투어는 끝이 났고, 점심을 먹으러 마야몰에 왔다.
치앙마이의 음식이라는 카오쏘이를 먹을까 했지만
그냥 눈에 보이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일본식 카레 우동을 먹었는데 실패 없는 맛이라 한끼 뚝딱 잘 먹었다.
점심을 먹고 나오니 비가 그쳐있었다.
나 어쩌면 날씨 요정일지도?
비가 그쳐서 신나는 발걸음으로 원님만으로 가서
가보고 싶었던 카페를 다시 찾았다.
커피 한잔과 초콜렛 한 조각을 사서 자리에 앉았는데,
내가 여태껏 방문했던 카페 중에 모기가 가장 많아서
모기를 쫓느라 글쓰기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치앙마이 갈 때는 모기 퇴치제 필수!
못 챙겨 갔다면 치앙마이에서 구매도 많이들 하시더라구요)
그 다음엔 반캉왓에서 먹고 싶었지만 먹지 못한 피자를 먹으러 갔다.
화덕에서 구워서 만들어주는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성의 없는 생김새에 1차 당황-
생김새에 비해 맛이 있어서 2차 당황.
남김없이 싹싹 먹었다.
점심을 먹고 나서는 마지막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이번에도 종류는 발 마사지.
여행을 다니면 많이 걸어다녀서 다리가 퉁퉁 붓고는 하는데,
발 마사지를 받으면 붓기가 쏵 빠지고 피로가 풀리는 것 같아 좋았다.
아! 그리고 빈티지 마사지샵에서 마사지를 받고
후기를 남기면 과자를 받을 수 있으니 구글에 리뷰 남기는 걸 추천!
마사지를 받기 전에는 시원한 티를,
받은 후에는 따뜻한 티와 과자를 주는데
이것도 센스가 엿보여서 좋았다.
릴렉스 되는 기분.
괜히 아쉬워 기념품 샵에 가서 구경도 좀 더 하고.
숙소 근처에 fruit table이라는 곳이 있어서
떠나기 전에 꼭 한번은 들러봐야지 했는데
정말 떠나기 전날에서야 방문할 수 있었다.
새로 만들어진 듯 쾌적했고,
과일은 망고스틴을 골랐는데 생각보다 덜 달아서 좋았다.
그랩을 타고 18시 30분쯤 공항에 도착!
제주항공 비행기를 탈 예정이었는데
19시 30분에 열린다고 해서 휴대폰 충전을 하며 기다렸다.
다녀와서 한 마디!
치앙마이 여행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우기였음에도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 걷기에 편했고,
물가는 저렴한 편이라 길거리 음식 위주로 먹으면
식대를 확실하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마사지 1시간에 350밧으로 (발마사지 기준)
저렴하여 피로를 풀기에 좋았고,
또한 택시비가 저렴해서 3-4천원만 내면
웬만한 곳을 다 갈 수 있었다.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 음식과
친절한 사람들.
치앙마이는 '슬로우 시티'라고들 하던데
그 명성에 걸맞게 서두르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분위기라서 좋았다.
곳곳에 코워킹 스페이스가 있어서
디지털 노마드의 성지인 이유를 여실히 느끼고 왔다.
사람들 발걸음에도 여유가 묻어나는 곳,
도시 같지만 또 시골 같은 분위기가 느껴지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