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행복은 아마 내 마음에서부터 (2)

<Days WellSpent>

by as

나는 다이어트에 집착이 강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11자 다리

한번도 정상체중의 범위를 벗어난 적은 없지만
항상 튼튼한 하체를 너무나 싫어했다

배는 나오면 가리면 되지만
다리는 그렇게 안되고
나의 얇은! (하체보다 상대적으로) 허리는 왠만하면 다 옷으로 가려지게 되는 것이 너무너무 서러웠다


NaverBlog_20171020_151712_03.jpg

운동의 습관은 아마 고등학교 주니어 11학년 시절로 돌아간다

어느 날 아빠가 (모든 대단한 자극은 아빠로부터) 나에게 “엉덩이가 너무 커서 안이뻐 청바지 그만 사고 그만 입어” 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게 정말 나한테는 굉장한 동기부여로 다가왔고
내 생애 첫 “다이어트” 가 시작한 계기가 되었다

사실, 그 소시지 다리 라고 놀림 받던 것도 한 몫함 (나쁜넘들 물로 아직도 연락 가끔 주고 받는 친구들이지만)

아침에는 달리기
저녁에는 웨이트

저녁 스킵
거의 같이 먹는 사람 짜증날 정도로 먹다 바로 수저 내려놓는 스피드로 소식한 결과

43 kg 에 도달 했다

지금 사진은 찾을 수 없으나 ... 아니 있는데
몸만 잘라논 사진


NaverBlog_20171020_151713_05.jpg

근데 문제는 여기서 엄청 심각했다
아무리 봐도 내 다리는 계속 소시지 같고
내가 원하는 11자 다리는 없었다

더 빼자니 저때는 엉덩이 살이 부족해서
꼬리뼈가 아파올 정도 였고
배만 빠지고 허리만 빠지지
다리는 안빠져서 더더 다리가 뚱뚱해 보이는 것만 같았다
어찌나 서럽던지
엄마한테 저 몸으로 다리에 지방 흡입을 시켜달라고
몇 날 몇일을 졸랐다

엄마가 칼같아서 참 다행

엄마도 아빠도 이제 좀 아닌 것 같다며
정신적으로 네가 이상하다며
다시 찌우라고 했다

11자 다리 만큼 말라보인다고

사실 잘 몰랐다
더 빼면 만족하는 몸매가 될꺼라 생각했는데
42kg 을 찍었던 날에도
행복하지 않았다 그러다 점점 느낀 것이
살을 뺀다고 내가 더더더더더 이뻐지는 것이 아니고
살을 마구마구 뺀다고 내 이상에 도달하는 것도 아니고
만족과 행복은 내 자신에게서 오는 거라고 였다


그렇게 차근 차근
운동은 계속 하되
먹고 싶은 것 먹고
11자 다리 신경 쓰지 않고


NaverBlog_20171020_151716_09.jpg
NaverBlog_20171020_151717_11.jpg

얼굴 다리 몸에 골고루 지방을 쌓다보니


다람쥐 한 마리로 등극

인생은 편안하고 얼굴은 거의 세상 고민 다 잃은 사람처럼 행복하나
서서히 ‘11자 다리’ 에 대한 압박감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좀만 빼면 .... 살짝 더 행복하지 않을까?

그렇게 시작한 다이어트 아닌 다이어트


NaverBlog_20171020_151722_17.jpg

친구가 가끔 얘기한다
날씬한 백인이 청바지에 흰티만 입어도 이뻐보이는건
어쩌면 미디어에서 그 모습을 엄청 나게 이쁜 것으로 미화시켜서 보여줬기 때문일수도 있다고

11자 다리는 여전히 내가 살면서 한번은 갖고 싶은 로망이며 꿈이지만
이제는 더 이상 목매지 않는다

그건 그냥 내 눈에 자주 보였기 때문에 내 뇌가 내 눈이 세뇌 당한 것이라고

그냥 난 운동하는 행복
좀 더 수월하게 들어가는 청바지가 입고 싶은 것 뿐이다

다이어트의 성공여부도 결국은 나의 마음가짐인듯하다
결국 내가 어떤 모습이든 나를 사랑하고

결국 진정한 행복은

내 마음에서 오는 것.

keyword
작가의 이전글거절해야 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