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이루다
“비가 올 것 같아요. 빨리 가 주세요.”
“비를 맞아 본 적이 있지 않아요? 피할 수 없다면 비를 맞아도 괜찮아요.”
“맞아요. 사실 비를 여러 번 맞았어요. 시험을 망쳤을 때도 그랬고, 되는 일이 하나도 없을 때도 그랬고 그가 떠났을 때도 마찬가지였죠.”
“어디까지 가세요? 주소가 없는데요.”
“미안해요. 저도 모르겠어요. 어디를 가고 싶은지... 제가 어디로 가야 할까요?”
“그럼 헬멧을 잘 쓰고 절 꼭 붙잡으세요. 가다 보면 길이 나오고 목적지도 보일 거예요.”
“고마워요. 오빠라고 불러도 돼요?”
“길동무라고 부르면 어때요? 길을 잃었을 때 언제든지 날 부르세요.”
“고마워요, 길동무 오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