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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루다 May 30. 2022

2022년 5월 30일, 호찌민

글·사진 이루다

2022 베트남 호찌민

이른 아침 거리에서 커피 파는 소녀를 만났습니다.


“밀크커피 주세요.”

“없어요.”


“그럼 아메리카노 있나요?”

“죄송하지만 커피 안 팔아요.”


“그럼 뭘 팔아요?”

“기적을 팔아요.”


“기적이요?”

“네.”


“얼마예요?”

“잠깐, 꿈이 있으세요?”


“물론이죠. 아주 큰 꿈이 있어요.”

“그럼 그 꿈의 크기만큼 값을 내세요. 크면 큰 만큼 대가도 크죠.”


“싸게 안 될까요.”

“안 돼요. 아무나 기적을 살 수 없어요.”


“그럼 지금 살게요.”

“지금 바로 살 수 없어요.”


“그럼 언제 살 수 있어요?”

“매일 아침 7시에 오세요.”


“너무 일러요. 좀 늦게 안 될까요?”

“아침부터 꿈이 자라요. 그때 키우지 않으면 꿈은 성장하지 않죠.”


“아니 기적을 판다고 했잖아요? 돈 내면 바로 사는 것 아니에요?”

“아니에요. 매일 아침 나와 함께 꿈을 조금씩 만들어 가면 어느 순간 기적을 볼 거예요.”


커피를 파는, 아니 기적을 파는 소녀는 나를 깨웠습니다. 기적은 그냥 생기는 게 아닙니다. 이른 아침 꿈을 만드는 사람에게만 기적은 일어납니다. 나의 아침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은 나중에 내가 만든 것을 보고 기적이라고 부르지만 사실 기적이 아닙니다. 대가 없이 그 어떤 것도 얻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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