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라는 말은 참 좋은 것 같아요.
가까이 있어 부드럽게 쓰다듬을 수 있는 고양이 같기도 하고
금방 꺼내 건네받은 호빵처럼 따뜻한 것 같기도 하네요.
어제는 손을 빠져나간 모래 같은 느낌이고
내일은 내 앞을 걸어가는 사람의 뒷모습 같은 느낌이지만
오늘은 그렇지 않아요.
언제라도 잡을 수 있고 마주할 수 있는 다정함이 있어요.
사실 일기를 쓰지 않은지 꽤 오래되었네요.
언젠가부터 쓰는 일기는 신세한탄과 불만이 가득한 감정을 버리는 쓰레기통같이 변해 버린 후
그 일기를 다시 꺼내보는 게 두려워 쓰지 않게 되었어요.
한 해의 마지막 장을 이제 막 시작한 오늘
저는 다시 일기를 쓰기로 했습니다.
많은 걸 바라거나 거대한걸 꿈꾸는 일기가 아닌
정말 하루를 시작하는 시작의 일기를 쓰기로 했어요.
사실 좀 억을 하다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
늘 많은 생각들을 어떻게 정리를 할 수 없어서 되는대로 흘려버린 오늘들이 너무나도 많아서요.
왜 이제야 오늘의 일기를 쓸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많은 생각들 사이에서 끄집어낸 오늘의 일기는 오늘부터 시작해요.
오늘이 그래서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