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1일의 일기
난 늘 밤이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다.
뭔가 어두워지면 정신이 더 또렷해지는 그런 사람 같았는데
오늘 저절로 눈이 떠진 시간을 보니 새벽 5시였다.
자의로 새벽에 일어난 건 정말 손에 꼽을 정도라서 한참을 어둔 천장을 쳐다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밤에 하던 생각들은 모아도 모아도 자꾸 지나가버리는 흘러가는 물 같았는데
새벽의 생각은 정리가 잘 된 책장 같은 느낌이 든다.
내가 앞으로 하고 싶은 건 뭘까,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늘 내가 하고 싶은 것만 잔뜩 생각했었지 그걸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도 하지 않았는데
오늘, 새벽에 일어나 생각을 정리해 보니 뭔가 희미하게 보이려고 하는 것 같다.
실체가 없는 내 생각들을
살아 숨 쉬는 생명으로 만들고 싶어졌다.
그래서 매일 새벽에 일어나 일기를 쓰기로 하고 지금 첫 일기를 쓴다.
긴 문장을 이어나갈 필력은 없기도 하고 그저 오늘을 살아나갈 날 위해서 쓰는 일기라서
부담은 갖지 않기로 한다.
몇 시에 일어날까 같은 구체적인 생각들은 하지 않았다.
일찍 잠자리에 들면 일찍 일어나지 않을까?
과연 일찍 잘 수 있을까 의심이 들지만 그래도 한번 해보기로 한다.
오늘 오늘 오늘
오늘들이 모여 만들어지는 내 시간들을 차곡차곡 모아보기로 한다.
나 자신아, 오늘도 나를 잘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