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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리 Dec 03. 2018

사람과 여행

기억에 오래 남는 것을 되돌아보면

문득 여행의 추억을 되새기고 싶은 시간이 찾아올 때가 있다.


현실로 돌아오고 나서 그 빈도가 꽤 잦다.

날씨가 춥다고, 야근을 해서, 꿈을 꿔서, 친구가 전해준 여행지의 소식 등으로 자극을 받아 사진을 뒤적거린다.

치앙마이 러이끄라통

날씨가 추워진 한주였다. 날씨가 추워지니 문득 따뜻한 나라를 여행했던 기억들이 스멀스멀 다가온다. 하지만 분명 지난주에 태국을 다녀왔는데 별로 기억이 나질 않는다. 휴가를 가기 전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많이 피로했는데 휴가를 갔다 와서도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회복이 되지가 않았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계속하고 한주를 보냈다.


지난 태국여행에서 러이 끄라통 축제를 본건 참 좋았고 행복했지만, 그렇게 잘 갔다 온 여행은 아님을 결론 내렸다. 볼거리는 충분했지만 나에겐 사람이 부족했다. 여행을 좋아하는 줄 알았지만 사람이 더 좋은 나였다.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모르지만  여행지에서 어떤 것을 봤는지에 대한 것보다는 그곳에서 만난 사람 기억이 많이 나는 사람이었다. 태국에서 생각보다 사람들을 만나지 못했다. 기간이 짧은 탓도 있었다. 계속 비행기로 이동하면서 바쁘게 다녔으니 배낭여행하는 친구들을 보지 못했고 이 점이 계속 아쉬웠다. 기간이 짧으니 한 곳에 오래 머물지 못했다. 여유를 가지고 도시를 둘러보지도 못하고, 나의 심리는 항상 바빴다.

바라나시에서 갠지스에 같이 입수한 동행들

가장 기억에 남았던 여행들을 되돌아보면 무엇을 본 것은 별로 중요치 않았다. 좋았던 여행지에는 항상 좋은 인연들이 있었다. 좋은 인연들과는 별 다른 것을 하지 않아도 행복했다. 특별한 것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그저 아침에 일어나 같이 산책을 하고, 같이 걸으며, 같이 음료를 마시는 것. 가만히 앉아 서로를 바라보는 것, 음식을 나눠 먹고 수다를 떠는 것. 가끔 맥주를 마시며 같이 취해 가는 것. 우리는 그렇게 정이 들었다.


동행들뿐만이 아니었다. 바쁘게 다녔던 여행은 현지인들과의 소통도 가로막았다. 보고 싶은 게 많은데 시간이 없으니 자연스레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보다는 볼거리에 집중했고. 그러다 보니 숙소 앞 단골 식당 주인과도 유대관계를 형성하지 못했다. 유대관계를 형성하지 못함은 자연스레 그곳에 대한 추억이 남지 않게 되었고. 결국 특별한 기억이나 추억을 형성하지 못한 채 한국에 돌아왔다.


볼거리는 충분했었으나 사람이 부족했던 여행, 결국엔 회복을 별로 하지 못한 것 같다. 잘 갔다 왔냐는 동료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잘 갔다 오지는 못한 모양이다. 사람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나와 같이 여행했던 인연들


To  : 나와 같이 함께해준 모든 이들에게

아직 여행 중인 사람들도 있고, 이제는 한국에 돌아온 사람도 있을 텐데 앞으로도 이어진 인연 쭉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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