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을 믿나요? 2화

운명은 어때요?

by 주홍빛옥상

나도 저 사람처럼 태어났더라면..

건강한 육체든 물질이든 무어든 주어진 게 왜 이렇게 다른 거야? 하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면 거짓일 거다. 단지 내 삶을 비하하기 위해 타자의 삶을 끌어들이는 일은 타인이 아닌 나 자신에게 전혀 이롭지 않다는 걸 알아서 지양할 뿐..


지상에서 가장 공평한 건 하루는 24시간이라는 것과 물리적인 이 시간과 함께 모든 (당장이 아니어도 곧) 지난다는 . 나는 그 당연한 진리에서 위로와 희망이 있다는 걸 살아가며 체득했다.


조직 검사 소견을 듣고 여느 날보다 길었던 하루도 늘 그랬듯이 지나고, 다시 보통의 하루를 보낸 뒤에 집으로 다다를 무렵, 해 질 녘의 그 길 위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지형상 마치 언덕 위에서 하늘을 내려다보는 것 같은 그 지점-를 때마침 신호대기 중인 차 안에서 바라본다.

붉게 물든 저녁 하늘이 곧 지나갈 또 하루를 어루만지는 것만 같은 위안을 얻는다.

때마침 라디오에도 가장 좋아하는 배캠 오프닝이 흘렀다.


어느 스님께서 하신 말씀이 "살다가 걱정할 일이 생기거든 딱 두 가지만 생각하라.
아프냐 안 아프냐.

안 아프면 걱정 말고 아프면 딱 두 가지만 생각하라
나을 병이냐 안 나을병이냐.

나을병이면 걱정 말고 안 나을병이면 딱 두 가지만 생각하라.
살 수 있는 병이냐 죽을병이냐.

살 수 있는 병이면 걱정 말고
죽을병이면 딱 두 가지만 생각하라.

나는 천국에 갈 것 인가
지옥에 갈 것 인가..."


그랬다. 스님 말씀의 요지는 지금 이 순간을 헛되이 쓰지 말고 스스로에게 떳떳하게 그리고 기쁘게 살아가라 그렇다면 걱정하는 데 쓰는 시간은 무용할 것이라는 단순하고도 깊고, 깊고도 단순한 것이었다.


그렇듯 진리는 화려하지 않고 소박하다.


나는 대신 마음으로 무릎을 쳤다.

이것이 바로 우연이고 운명인가?

인생 첫 조직검사를 앞두고 암을 걱정하는 나에게 이런 타이밍의 오프닝 멘트라니. 작가가 날 위해 쓴 글은 더더욱 아닌데 하필 오늘 저녁에?

살다 보면 이런 적절한 타이밍의 순간들이 항상 있어왔다. 순간들은 우연일까? 아니면 운명일까?


그렇게 주어진 우연과 운명의 조각들을 고 나름의 최선과 차선을 찾아, 때론 분, 몇 초만큼 가볍고 때론 날을 더해도 무거운 선택을 끊임없이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어떤 우연에도

어떤 운명에도

눈물이 흐르면 쓱 닦고

결국에 나는 웃고야 말 것이다.



당신은 우연을 믿나요?

운명은 어때요?



지금! 바로 먹기 좋은 이 타이밍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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