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마음으로 보는 이들에게

겨울의 끝은 봄의 시작

by 주홍빛옥상


우리는 빛과 색으로 시간을 짐작할 수 있다.
새벽의 어스름과 아침의 맑은 빛,
한낮의 베이지빛 볕과 해 질 녘 하늘빛으로
시계를 보지 않아도 하루의 흐름을 느낀다.

달력을 넘기지 않아도 계절을 안다.
나무의 빛깔과 해가 머무는 자리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렇게 매일 빛과 색을 눈에 담으며 살아간다.

끝이 오면 또 다른 시작이 온다는 것도,
한 계절이 저물면 또 다시 피어난다는 것도
우리는 숱한 밤과 계절을 지나며 배웠다.

빛과 색에 대해 기록해 오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보인다고 해서 다 보는 것은 아니었다.
같은 장면을 바라보아도 보고 느끼는 빛은 저마다 다르다.

눈으로 스치는 풍경보다
마음에 오래 머무는 장면이 있다.

말보다 깊은 침묵이 있고,
손길보다 먼저 전해지는 온기가 있다.

눈으로 보아야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마음으로 바라볼 때에야
비로소 또렷해지는 빛이 있다.

이 글이 누군가의 시선이 아니라

마음에 닿았다면 좋겠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서로의 얼굴 너머에 있는 마음까지

바라볼 수 있기를.

그리고 그렇게 또 하나의 계절을 맞이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