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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부라이프 Feb 11. 2022

나의 좋은 사람 처세술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가?

“가는 사람 붙들지 않고, 오는 사람은 물리치지 않는다” 는 말이 있다. 


사욕을 초월한 처세술이라는데, ‘초월’까지는 아니어도 나의 인간관계를 어느 정도 설명해준다. 젊어서는 모임이 좋고, 어디서 불러준다면 신나서 달려갔는데 코로나와 타지 생활로 변화가 생겼다. 지금은 새로운 관계 형성에 적극적이지 않다. 다만 알음알음 알게 된 이들과의 만남이 소중할 뿐이다.   


내가 생각하는 사람은 좋은 사람과 좋지 않은 사람, 딱 두 부류가 있다.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기준인데, 마음이 통하고 따뜻하고 서로 베풀고자 하는 마음이 있으면 좋다. 좋은 사람은 다시 만나고 싶고, 좋지 않은 사람은 다시 안 만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좋지 않은 사람은 만남이 소원해져 결국 연락이 끊어지니 주변에 좋은 사람들만 남는다. 누가 어떤지를 평가하기 이전에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야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나의 좋은 사람 처세술은 이렇다.  


먼저 웃는 얼굴로 다가간다. 웃는 표정의 사람들을 만나면 일단 마음이 열린다. 당신을 수용한다는 표현이고, 다가와도 좋다는 긍정적 신호다. 얼굴이 딱딱하게 굳은 사람을 보면 나도 같이 굳어지고,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었나? 하는 걱정이 먼저 된다. 먼저 말을 걸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누굴 만나든지 먼저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한다. 처음 본 사람이든, 아는 사람이든 안 웃을 것이 뭐 있나? 일단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반가운 일인 걸.


출처 pixabay

다음은 말 한마디라도 지킬 수 있는 말을 한다. 그래서 ‘다음에..’가 들어가는 인사는 되도록 안한다. 대부분 ‘다음에 밥 한번 먹어요. 차 한번 마셔요’하고 헤어진다. 일단 ‘다음에~’라는 말이 들어가면 90% 이상이 예의상 던지는 지키지 못할 말이다. ‘그래요~ 다음에 봬요~’하고 인사를 하지만 돌아서면 그 말은 잊히고 만다. 근데, 진짜 연락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과의 관계는 금방 돈독해지고 오래 간다. 약속을 지키는 것은 신뢰를 쌓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또 나를 먼저 드러낸다. 뭔가 꺼림칙하게 자기를 솔직히 들어내지 않는 사람은 중간에 가름막이 있는 것처럼 대화를 하면 할수록 답답해진다. 진심은 통하게 마련이고, 서로의 속마음을 표현하고 드러내야 공감도 하고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정직이란 사실을 말하는 것뿐만 아니라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도 포함된다. 처음만나는 사이라면 어색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 먼저 속마음을 열어줘야 마음이 통할 것 아닌가? ‘이렇게 말하면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할까?’를 재면서 대화하다보면 눈치만 보게 되고 머리가 아프다. 솔직 담백하게 다가가는 것이 제일 심플하다. 


마지막으로 말하는 것보다는 듣는 것을 더 많이 한다. 만남은 좋다. 맛있는 거 먹고, 웃고 떠들고 나면 기분이 아주 좋아진다. 헌데 사람들과 헤어져 집에 오면 정신없이 웃고 떠드는 사이에 내가 뱉은 말실수가 생각난다. 대화의 주제가 끊겨 어색한 분위기가 되면 하지 않아도 될 남의 이야기가 도마에 오른다. 분위기에 취해 선을 넘은 말을 하거나 다른 사람의 뒷담화를 하게 되면 그날 저녁 ‘아. 그 말은 하는 게 아닌데, 괜한 말을 했다.’하는 자책으로 잠을 못이루기도 한다. 그런 일이 몇 번 있은 후부터는 말수가 줄어들었다. 유머와 센스가 있어서 누구와도 티키타카를 잘 하는 사람은 어디서나 환영받는다. 하지만 내게 그런 말주변은 사라진지 오래다. 그들은 자기얘기를 하느라 다른 사람에게 틈을 주지도 않는다. 또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갈 만큼 내 머리회전이 빠르지 않다. 괜스레 한 마디 끼어들었다가 계속되는 말풍선의 홍수 속에서 뒷수습이 어렵다. 잘 들어주는 것이 더 낫다. 


피천득 선생님의 인연에 보면 

‘그의 사랑을 받은 사람은 수백을 헤아릴 텐데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같이 자기만을 대하여 주시는 것같이 느꼈다’ 라고 도산선생님의 인격을 표현하고 있다. 나와 만나는 사람이 이렇게 느끼기를 바랄뿐이다. 다시 만나고 싶은 좋은 사람으로 평가된다면 인생 성공이다.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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