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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성철 Aug 31. 2020

코로나시대, 대행사의 실적악화는 왜?

디지털 전환에 대한 좀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https://www.thedrum.com/news/2020/08/27/wpp-revenues-dip-15-q2-mark-read-talks-up-digital-creds?utm_source=Sailthru&utm_medium=email&utm_campaign=Issue%3A+2020-08-27+Marketing+Dive+Newsletter+%5Bissue%3A29343%5D&utm_term=Marketing+Dive&fbclid=IwAR3hLoBm7gqmeDA2YPEr7QS3zMA6XhHqAYwZN6vnfot8PG9X5Z1PLY68zJw

코로나 19로 인해 WPP의 지난 3개월 간 레비뉴가 15% 이상 감소되었다는 내용이다. 비단 WPP 뿐만 아니라, 글로벌 대행사, 글로벌 기업 모두 실적이 목표치를 밑돌고 있으며, 당분간 실적개선도 쉽지 않아 보인다.


광고주의 실적이 좋지 않으니, 당연히 광고/마케팅 예산의 감축이 뒤를 잇고, 연쇄적으로 에이전시의 실적역시 적색경보 상태이다. 4분기 마케팅 예산을 삭감하거나 아예 모두 cut off를 했다는 내용도 심심찮게 보여진다.


그렇다보니, 에이전시의 lay-off도 상반기 대비 훨씬 더 적극적으로 발생되고 있다. 무급휴직으로 전환했던 인력들에 대해 무급휴직을 지속할지, 아니면 lay-off를 할 지 통보해야 하는 미국법 상, 한꺼번에 많은 인력들이 직업을 잃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위기 상황을 전환의 시점으로 바라보는 곳도 있다. 비근한 예로 나이키는 최근 아마존에서 나이키 판매를 철수시키고 자사몰 중심의 커머스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하였으며, 최근에는 오프라인 리테일은 고객경험을 중심으로 집중하고, DTC를 위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아마존 등 전통적인 이커머스 강자들은 오히려 하반기 채용을 늘리고 있다.


디지털전환의 가속화는 모두가 예상하고 있던 그림이다. 단 그럼에도 정책적, 조직적 그리고 사업적 측면에서 가속화를 하지 않았던, 혹은 이의 속도를 내지 않았던 에이전시들은 내심 이 변화가 느려지길 바라고 있을 수도 있다.


광고주들의 사업모델은 전통적인 brick&mortar 방식에서 이커머스로 전환되고 있다. 최초에는 대규모 이커머스몰 내 입점방식으로 디지털을 태핑하였고, 여전히 주 수익은 오프라인이었던 곳이 대부분이었으나, 요사이 분위기는 많이 바뀌었다. 아마존을 위시로, 월마트 역시 넥스트 아마존이 되기 위해 데이터를 중심으로 이커머스사업 강화에 나섰다. 또한 월마트는 MS와 손잡고 틱톡 미국사업권 인수전에도 뛰어 들고 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오프라인 매장은 고객 경험을 중심으로 브랜드의 체험형으로 전환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그런 변화 방향 속에서 주요 플래그십을 제외하고는 매장을 줄여가고 있다. 그 지분은 당연히 이커머스로 집중되고 있다.


그렇다보니, 마케팅의 방향 역시 브랜드 인지도, 광고인지 후 매장 방문 유도 등 즉각적 반응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던 KPI 중심에서 즉시 구매 전환으로 변화되고 있으며, 그로 인해 비단 서비스 뿐만 아니라, 마케팅 관점에서도 Mar-tech, Ad-tech 등 고객의 인지를 구매전환으로 연결하기 위한 기술들이 개발되고, 자동화되고 있으며, 최적화 되고 있다. 즉 전통적인 광고 마케팅, 즉 이미지 중심의, TV 광고 중심의 마케팅 영역은 전체 마케팅 영역에서 점점 축소되고 있으며, TV 광고 영역이 메인 비즈니스였던 에이전시들의 사업 역시 마찬가지로 위축되고 있다. 


마케팅을 포함하여 디지털화에 대한 기본적인 기대는 효율화이며, 그 효율화는 자동화와 머신러닝, AI를 통해 극대화. 결국 사람의 행위와 전문성이 기계적으로 대체가능하다는 철학에서 시작된다.


광고대행사가 지금 어려움을 겪는 것은 비단 코로나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코로나로 인해 가속화 된 디지털화에 기인한다. 즉 TV광고 및 인쇄 광고 등 크리에이티브와 인사이트 중심의 레거시 광고시장이, 그렇기에 사람이, 인력이, 그리고 그들의 크리에이티브가 가장 중요한 자산인 대행사 구조에서 마케팅의 방향성이 디지털화 되고 데이터 기반의 타겟팅 및 ROI 최적화, 그리고 이를 통해 매스가 아닌 지극히 개인화 된 메시징을 시시각각으로 변화된 형태로 뿌릴 수 있는 방향으로 번환되는 이 시장은 기존 사람 중심의 에이전시 시장이 아닌 테크 기반 에이전시 시장이다.


디지털화라는 명목으로 디지털 조직을 만들고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던 사람들을 영입하고, 기초적 형태의 이커머스에 발을 담그려 시도하지만 근본적으로 사람중심의 구조가 고착화 되어있고 심지어 이 구조에 집착하는 에이전시는 빠르게 새로운 사람을 영입하면 바로 결과가 나오던(크리에이트브가 개선되고 클라이언트 수와 캠페인 수를 늘려 레비뉴를 늘릴 수 있었던) 구조가 익숙하다.  


긴 호흡의 투자 필요성을 체감하지 못하고 플랫폼과 데이터와 테크의 중요성을 조직 구조로 증명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 시장이 사람의 투여가 최소화 되는 기술영역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알면서도 간과한다. 결국 전략과 크리에이티브 역량을 통해 전문가 그룹으로 인정받던 대행사는 광고주가 혹은 시스템이 하기에 효율이 안나는 일들을 도맡아 처리하는 경우들이 늘어나면서 전문성을 잃고 있다.


코로나는 그런 이들에게는 좋은 핑계이자 사업의 영역이 기존 구조로는 어려움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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