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레테 클래식 Feb 12. 2024

시의사계_기억해야 한다고

이태원을 다녀 오다

기억해야 한다고


하늘은 운다

백색의 광기가

천지를 덮을 때

웃음짓던 사람들 사람들


심장은 떤다

천진한 웃음이

골목을 채울 때

쓰러져간 사람들 사람들


입을 벌린다

나의 침묵이

일상을 채울 때

다 잊혀 진다고


눈을 감는다

붉어진 눈물이

눈망울 가득 고일 때

잊을 수 없다고


머리를 굴린다

그날의 기억이

아스라이 멈출 때

기억해 달라고



<출구가 없다>


아는 지인들과 해방촌 서가에 들렀다.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셨다. 좋은 책을 골랐고, 의미있는 대화를 나눴다. 이태원으로 오늘 길에 2번 마을 버스를 탔다. 마을 버스 차창에 마약 근절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너무 기괴한 문구이다. 화가난다. 그날 많은 경찰이 마약 단속을 하는 동안, 진짜 출구 없는미로에서 사람들은 쓰러져 갔다. 유령이 떠돌아 다닌다. 본적 없고 보고, 알고 싶지도 않은 백색의 광기가 천지를 덮고 있다. 하늘도 슬픈 듯 눈발이 날린다. 추운 바람이 골목을 채운다. 잊지 말라 한다. 잊을 수 없다고, 기억해야할 이름이 있다고. <24.2.11 이태원에서>



매거진의 이전글 시의사계_절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