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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레테 클래식 Feb 07. 2024

언론유감: 패배는 실패가 아니다

아시안컵 4강 관전평


1. 요르단이 잘한 점 vs 우리가 보안 할 점


아침에 기사를 보니 요르단에게 사상 최초의 패배한 일로 난리다. 공격과 수비에서 요르단이 한 발 앞섰다. 특히 상대 공격수 알 타마리 선수의 드리블, 돌파, 스피드 능력은 모두 놀라웠다. 경기 전부터 다수의 언론이 '요르단 살라' 알-타마리를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예선에서도 우측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통해 우리 수비수를 당황케 했고 토너먼트에서도 뛰어난 경기력을 이어갔다. AFC 역시 공식 계정을 통해 알-타마리를 4강의 키 플레이어로 선정될 정도였다. 그의 별병은 이미 요르단 메시라고 한다.


반대로 우리는 김민재의 결장이 아쉬웠다. 주전 센터 중 김민재의 부재는 큰 공백이 아니라할 수 없다. 잎으로 공격수에 대한 다양한 카드를 찾아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선수들은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최선을 다했다. 아시안컵 4강은 아시아에서 단 4팀에게 주어지는 영예의 자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2. 언론 기사 유감: 스포츠맨 정신의 실종


경기 직후 언론들의 자극적인 기사에 대해서는 매우 유감이다. 충격, 공포, 몰락, 와르르 무너졌다 등의 자극적인 단어만 보면 무슨 자연재해나 전쟁이라도 난 것 같다. 스포츠맨 정신은 스포츠 기사를 쓰는 언론인들에게 가장 먼저 필요할 것 같다. 16강 진출 이후 손흥민 선수의 기자회견 내용을 보라.


"16강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비판들이 많은데요. 토너먼트를 준비하기 전에 기자분들과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했어요. 먼저 부탁하고 싶었던 것들 중 하나가 '선수를 흔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보호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기자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없었습니다. 이런 부분을 지금 부탁드릴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선수들을 지금 상황에서 보호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팬분들도 온라인과 소셜 미디어 상에서 선을 넘는 반응들을 하시는데. 지켜보면 안타까운 것 같아요. 모든 선수들의 가족과 동료들이 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 자체가 마음이 아파요. 축구 선수이기 전에 한 인간입니다.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선수들 아껴주셨으면 좋겠어요. 미디어와 팬들에게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손흥민 선수 기자 회견 전문>


경기 직후 이강인 선수의 인터뷰도 인상적이다.


 "음…먼저 팀 동료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그라운드에서 같이 싸워준 동료들도 그렇고, 경기를 뛰지 못한 선수들도 항상 한 팀이 돼 도와줬다. 정말 감사하다. 우리를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그리고 지금도 믿어준 감독님과 코칭스태프께도 감사하다. 지금 당장은 한 선수, 감독님, 질타할 시기가 아닌 것 같다. 어떻게 하면 대한민국이 축구적으로 더 발전할 수 있고,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지 생각하고 발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나도 그렇다. 이번 대회를 하면서 많이 느꼈다. 많이 발전해야 한다, 아직 부족하다, 다시 한 번 되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되돌아 볼 것이다. 앞으로 정말 많은 점이 바뀌어야 할 것 같다. 내가 첫 번째로 바뀌기 위해 노력하겠다. 발전하기 위해 많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시고 기대하신 축구 팬들께 미안하고 죄송하다. 앞으로 더 발전한 모습, 더 팬들이 원하는 축구를 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해야 할 것 같다. 한 두가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전 부분에서 발전해야 하고 바뀌어야 한다. 내가 첫 번째로 더 많은 부분에서 발전하고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 많은 분께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다면 어느 한 선수를 질타하지 말고, 누군가 질타하고 싶다면 나를 질타했으면 좋겠다. 어느 선수를 질타하고 감독님을 질타하는 것은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진 건 팀이다.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한 것은 팀이다. 개인적으로 질타 받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팀 동료, 코칭스태프, 특히 감독님께 죄송한 마음이 크다"
<4강 전 직후 이강인 선수 인터뷰 내용>



나악

나아가 모든 스포츠에서 단지 우승이나 메달 색깔 운운하며 선수들의 피와 땀을 깎아 내리는 행태를 멈춰야 한다. 우리만 승리하면 되고, 다른 팀은 철저히 밟고 모욕하는 것이 스포츠 정신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우리 사회가 1등만, 의대를 가고, 일부 상위권 학교에 진학하고, 대기업에 취직하는 등의 경쟁에서 살아남은 자들을 위한 파티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3. 인구 소멸, 지방 소멸의 시대를 살다


우리는 인구 소멸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 앞에 놓여 있다. 오직 1등만, 서울, 강남. 부자와 의사와 판검사만 승리자로 추켜세우면서 나머지는 모두 루저가 되는 이 사회에서 더 이상 젊은이들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집을 마련하고, 행복한 노후를 맞이할 평범한 꿈을 꾸지 않는다. 무엇을 위한 1등이고, 누구를 위한 1등인가?


중요한 것은 1등이 되는 것이 아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 되어 가는 것이다. 희망적인 것은 어떤 감독은 축구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축구 선수가 될 희망을 줘야 한다는 동화 같은 메시지를 전해 줬다. 실수한 선수에게 찾아가 안아주고, 인생의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격려하기도 했다. 그리고 우리의 영웅 월드 클래스 손흥민 선수는 나와 너, 그리고 우리 모두가 존중의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4. 패배는 실패가 아니다.


오늘 이 경기에서 배패했을지언정 우리는 실패한 것이 아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그러니 이제 비난과 멸시의 변죽은 내려놓도록 하자. 제발 개인 선수들 찾아가 악플 달지 마라. 그거 명백한 언어폭력이다. 4강 전까지 올라오느라 힘들었을 모든 코칭 스탭과 관계자, 그리고 선수들 모두 정말 수고 많으셨다. 추운 겨울 가슴 뜨겁고 지치지 않는 열정과 능력을 보여준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에게 영광 있기를~!


Don't cry Son!

You are the only brilliantly shining star.

Everyone was happy because of you. Now, stop crying and return as the king of the Premier Lea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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