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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을의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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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니따 Jan 06. 2023

갑질의 법칙

24시간째 분노 중


새해 첫 전화부터 이러기냐


띠리리리리~리리

새해 첫 전화가 울렸다.

그래, 새해 첫 통화인데 덕담도 나누고 좋은 마음으로 시작하자 생각하며 전화를 받았다. 다짜고짜 오늘 클리핑 왜 이러냐고 따져 묻는다.

역시... 개가 똥을 끊지.


대부분 이런 패턴이다.

우선, 클리핑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저 을의 의견과 갑의 의견이 다를 뿐. 서로의 차이를 좁히고자 ‘초안’이라는 걸 보낸다. 그럼 ‘요래조래 수정해 주세요’하는 걸 사람들은 피드백이라고 부른다.


수년째 갑질을 하고 있는 저자는 이 흔한 프로세스를 모른다. (우리 회사 대학생 인턴도 알 것 같은데)

초안부터 ‘갑이 원하는 모든 항목에 맞춰’야 하는 것이 그자의 요구다. 그런 건... 제조업은 가능할까? 정해진 제품 스펙대로 만들어 생산해달라 하면 그건 당연히 맞추고 못했을 경우 질타도 감내해야지. 하지만 우리가 오늘 납품한 것은 모니터링 서비스다.대한민국 수백 개 언론사에 나온 A사 관련 기사를 정리해 보내고, 피드백을 받아 그들의 전사 관련자들이 받아보게 하는 거다. 애국가 100번 그대로 써서 내는 깜지가 아니고.


가끔,

후배들이 내부에서 이런 상황을 만들 때가 있다.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업무진행이 안되는 거다. 의견과 방법을 알려줬는데 개선이 되지 않는다. 대부분은 ‘00 씨, 이 부분 수정해 주세요’ 하거나. 내가 수정해서 확인하라고 준다. 그래도 개선되지 않으면 질문으로 대화를 시작한다. ‘00 씨, 이 부분은 왜 이런 거죠? 이유가 있나요’


이 경우에는 잘못에 대한 질타가 아니라

‘너가 뭘 모르는지, 잘못 생각하는지 알면 내가 이 상황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럼 대부분 무슨 이유라도 대답을 한다. 그럼 상황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저자의 질문 아닌 질타는 그런 의미가 아님을 안다.

‘내 마음속에 00이라는 두 글자가 들어 있는데 그거 니가 맞춰서 보내봐’


이런 싸인펜 같은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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