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tom P May 28. 2024

화려함의 끝에 선 노인

결국 아무 일도, 아무 것도 없었다.

리어카를 낑낑대며 기어코 오르막을 올라가는 노인

노인은 왕년에, 왕년에, 말을 걸면 늘 왕년에-


노인은 왕년에 잘나가는 사업가였고

노인은 왕년에 대기업의 부장이었고

노인은 왕년에 큰 조직의 대장이였고

노인은 왕년에, 노인은 왕년에-


노인은 왕년에 소중한 자식이었고

노인은 왕년에 번듯한 학생이었고

노인은 왕년에 빠릿한 직원이었고

노인은 왕년에 애틋한 연인이었고

노인은 왕년에, 노인은 왕년에-


노인은 왕년에 사랑을 받았고,

노인은 왕년에 우정을 나눴고,

노인은 왕년에 열정을 태웠고,

노인은 왕년에 사랑을 했고,

노인은 왕년에, 노인은 왕년에-


이 모든 '왕년에'를 싣고서

낑낑대며 오르막길을 기어코 오르는 노인에게는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아무 것도 남겨지지 않았다.




애써서 살아갑니다. 하지만 결국 남는 것은 무엇일까요.

오히려 우리는 미래에 짊어질 리어카의 무게만 더 늘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잃어버린 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