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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브런치에 글을 쓰기로 한 이유..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by 소금라떼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어...'


출근길. 조금 있으면 회사에 도착할 텐데, 가슴이 조여왔다. 심장이 쿵쾅거리고, 가슴속 어딘가에서 무언가가 밀려왔다. 유치원에 등원하는 아이와는 이미 한 시간 전에 헤어졌다. 그 말인즉, 나는 이미 한 시간을 달려왔지만 마음은 여전히 진정되지 않았다.

"너 지금 안 일어나면 엄마도 회사 늦는다고!!"

평소보다 늦게 일어나는 걸 보니 분명 컨디션이 좋지 않을 텐데, 그걸 알면서도 조급한 마음에 시계를 한 번, 이불을 뒤집어쓴 아이를 한 번 번갈아보며 다그쳤다. 아니, 소리쳤다. 이제 만 4세도 되지 않은 작은 아이에게. 그렇게 억지로 일어난 아이의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문제는 아침밥도 마음에 들지 않고, 옷도 마음에 들지 않고, 아이는 연신 "엄마 미워"를 외쳤다. 하지만 그 칭얼거림을 받아줄 여유가 내게는 없었다. 그렇게 아이를 보내고 나서도, 내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

그런 날들이 몇 달씩 쌓이고 쌓이더니, 결국 내 마음속에 큰 응어리가 생겨버린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마침내 그 생각이 스쳤다.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어.'

- 2024년 어느 출근길의 선명한 기억 中



당장 무언가를 바꿀 수는 없었다.

맡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었기 때문에 당장 무엇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모든 것을 던지고 나올 용기가 나에게는 없었다. 그러다 문득,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디에? 나만의 일기장에?

오래전, 아이의 이유식을 기록하기 위해 사용했던 블로그를 다시 시작할까? 아니면 계정만 겨우 유지하고 있는 인스타그램?

그 무렵, 직장 동료의 한 마디가 귀에 꽂혔다.

"너도 책 한 번 써보는 거 어때? 워킹맘으로서 느끼는 지금 이 순간들을 글로 남기는 거야. 잘할 것 같은데?"

"제가요? 제가 어떻게 책을 써요~"

"요즘 돈만 있으면 책 낼 수 있대. 컨설팅받으면 된다더라."

"아... 그런 곳도 있구나."


아주 잠깐 고민이 되지 않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책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내 이야기를 풀어낼 공간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워킹맘 조직위원회라도 창단하고 싶었지만.

누군가는 인생의 위기를 운동으로, 누군가는 춤으로, 또 누군가는 여행으로 극복하듯이.

30대까지의 나는 여행이 내 삶의 원천이라 생각했지만, 지금의 나는 '아이'가 내 삶의 이유이며, '글쓰기'가 내 안의 탈출구처럼 느껴진다.

그러다 오래전 가입해 둔 '브런치 스토리'가 떠올랐다.

내가 브런치에 글을 쓰기로 한 이유는,

브런치의 글을 읽다 보면 글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글이 있기 때문이다.


[사진 출처 : UnsplashHu C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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