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st Savinna Jan 22. 2024

2. 청소년들과 약속 잡기

어른들을 위한 GEN-Z Guidebook

 아니 대표님은 어떻게 그렇게 청(소)년들을 잘 모아요? 늘 듣는 얘기입니다. 네, 제 주변엔 청소년 청년들이 좀 많이 있습니다. 학교 샘도, 학원 샘도, 청소년기관 샘들 주변에도 물론, 청소년이 많지요. 대학 혹은 관련 교육기관에도 청년들이 많지요. 그러한 물리적인 공간과 무관하지만 주변에 많아요. '때가 되었다.' 하면 청소년과 청년들은 우르르 모입니다. 제가 그렇게 인기가 많을까요? 아닙니다. 한때 그랬을지는 모르지만, 다시 말씀드리지만 50세를 향해가는 40대인 고로, 이미 자체로서의 매력은 잃었습니다. 존재로서 호기심과 관심을 받는 것은, 빛나게 떠오르는 청년 보조교사 및 교사에게 밀립니다. 해서 대신 관찰을 하고, 머리를 씁니다. Big Brain.


 치밀하게 그들의 일정을 스터디한 후 파고 들어갑니다. 청소년들과 청년을 구분하고, 청소년도 학교별로 구분합니다. 엥? 이게 무슨 말이지?


 우리 생각으로, 뭐 애들 그까이꺼 김떡순(김밥-떡볶이-순대) 사준다고 하고 *하교 후에 만나면 되는 거 아닌감? 땡, 요즘 애들 너무 모르시고요. 그래 그럼 주말에 만나 뭐 사주지. 땡땡, 주말에 더 바빠요, 종교활동 찐하게 하고요, 연애도 달달구리하게 하고, 친구들끼리 놀러도 가고, 밀린 숙제며 추가 과외도 해야 하고요... 아니 뭐 애들이 그렇게까지 바쁘게 사냐, 사교육이 다 애들 망친다, 요즘 애들 딱하네 마네... 이런 말씀하실 거면, 정말로 이 글 꼬오옥 몇 번씩 읽고 밑줄도 긋고 외우시기 바랍니다. (잠깐! 요즘은 *하교라는 말 보다 '방과 후'라는 말을 더 많이 써요. '방과 후 학교', '방과 후 활동', 배운 자라면 'after school?' 도요. 하교라고 하면 일부 어린 청소년들은 이해 못 할 듯합니다.)  


 그리고, 잘 살펴봅니다. 이 친구가 공부에 관심 있는 친구인가 아닌가를요. 시험 기간 앞두고 만나자고 하면 당연히 안 되겠지요. 왜냐하면 학생이 공부를 해야 하고, 안 한다 안 한다 해도 시험 기간에는 벼락치기라도 하는 것이 아닌가, 아닙니다. 공부와 무관한 학생이 종종 매우 많이 존재합니다. 해서 조심스럽게 묻습니다.


너는 공부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이니?

  공부를 아니하시는 청소년들에게는 시험 기간이 최고입니다. 이 급변하고 다양성이 폭발하는 시대에 딱 공부만 빼고, 이 세상 모든 것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들이 참 많아요. 그럼, 정말 쉽습니다. 우리는 시험 기간에 만납니다. 그것도 시험 첫날! 어차피 공부 안 합니다. 대부분의 친구들은 이때라도 (불안하여 공부를 하는 시늉이라도) 하는데 이렇게 독자적인 청소년들은 할 일도 없고 심심도 합니다. 시험 기간인 평일 낮에, 어딜 가도 사람이 적으니까 뭘 해도 좋죠. 대도시 서울에서는, 뭘 하든 무조건 사람이 적은 게 좋은 겁니다.


 저는 이때 청소년들을 만나는 것을 너무너무너무 좋아합니다. '나 때'로 돌아가 생각을 해보면 중고생이었던 저의 시험기간은 매일 눈물 바람이었습니다. 부끄럽고 안타깝지만, 시험 문제 하나만 틀려도 울고 그랬거든요. 아 정말 스스로 딱합니다. 올백을 어케 맞아요. 그러니 맨날 울면서 공부하고 했어요. 여하튼 그때 못했던, 청소년기의 뭔가 일탈의 느낌도 받고, 왜 그렇게 사소한 것에 집착해 세상을 우울하게 바라보았는가 등등 해소를 하는 기분이지요. 네 사실 청소년 청년들과의 시간을 좋아하는 것은, 그때로 다시 돌아가 한 번 더 살아보는 지극히 개인적인 맘이 가득해서일지도 모르겠어요.


 아무리 그래도 어른이 공부를 하도록 해야지 그러면 되는가? 네 됩니다! 말로는 공부는 인생에 중요한 것이 아니니 자유롭게 살거라, 네 하고픈 대로 하렴, 뭐든지 시도해 보렴! 해두고 행동과 눈빛이 그와 다르면 안 되죠. 언행일치를 해야 청소년들은 신뢰를 합니다. 사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청소년들은 이미 정해진, 경쟁에 노출이 되어 있습니다. 얼집(어린이집)도 가기 전에 부모님, 조부모님 이하 친척 어르신들, 그리고 여기저기서 만나는 선생님 같은 어른들은, 결국 너 공부 잘해야 한다. 네가 뭔가를 잘하는 것이 없을 시 공부라도 잘해야 하는 것이 아니니 하고 답정너! 합니다. 그래서, 청소년들이 어느 순간 뭘 물어봐도 다 모르겠다고 하고, 말도 안 하고, 의욕도 보이지 않고, 이런들 저런들 하며 청소년이 저러면 쓰냐는 바로 그 청소년의 무기력이 사람(엄밀히 말해 어른) 환장하게 하죠. (무기력해 보이는 청소년들에 관해서는, 다음에 여러 차례 글을 적어보겠습니다. 여러 차례.. 네 할 말이 많은 주제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학사일정을 따르게 마련입니다. 해서 3월이 되면 각 학교별 학사일정표를 받아다 보관해 둡니다. 반드시 숙지를 하고 있어야 합니다. 대강 하면 안 되고요. 특히 시험일정(2학기가 되면 학년마다 다르기도 함)과 연휴 앞뒤의 재량휴일, 방학식 등의 일정을 '학교별로' 기억하고 있어야 해요.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안 하셔도 되죠. 그럼 못 만나요. 이 시대에 존재로도 그 가치가 빛나고 우러르는 청소년과 청년을 만나려면 이 정도는 기본입니다. 여차저차해서 학기 중에라도 만나면 너무 반가운데요 결국은, 이래저래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방학이 저의 주 타깃입니다. 여름방학 겨울방학 기간에나 되어야 만나 이야기를 하거나, 우리가 하고자 했던 주제의 것들을 몰아서 하게 됩니다. 방학이라고 하지만, 사실 겨울 방학 때 밖에는 거의 안된다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여름 방학은 의외로 짧고 그 와중에 학원 및 과외 일정도 빡빡하고, 결코 빼먹을 수 없는 여름휴가도 가야 하기 때문에 3주 남짓한 여름방학은 있으나 마나 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지만 겨울방학은 거의 우리들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길고, 연말이라 뭔가 빈 시간이 많고, 크리스마스도 있고 학년도 마무리되고 하면 마음도 싱숭생숭해지고 해서 딱 우리가 만나 노닥노닥-노가리하기 좋을 때지요.


 11월 말부터 개인별, 그룹별 언제 일정이 되는지 하나하나 물어보면서 일정을 잡습니다. 대충 잡으면 안 돼요. 왜냐. 약속 장소에서 드디어 만나 자리잡고 앉습니다. 뭐 시키고 기다립니다. 받아 와서 사진 좀 찍고 이제 좀 먹으려 하면,


저 학원 가야 해요. 하고 일어납니다.

 어? 만난 지 30분도 안되었는데?

네 가야 해요.

어어 그래 그럼 그래야지


하며 애매하게 헤어지는데요, 이게 서로 마주 앉아 이야기할 시간이 1시간도 보장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아요. 이동시간 고려를 안 하고 약속 시간을 잡아 버렸다던가, 오는 길을 못 찾아서 30분을 지각해 버린다던가, 다양한 변수가 생깁니다. 네, 청소년들이잖아요. 우리가 만날 시간의 앞뒤로 1시간 정도 일정을 물어보고 그에 맞게 동선 등을 고려합니다. 좀 세세하게 챙기는 편입니다. 그냥 제 측에서 먼저 챙겨요. 다시 Big Brain!

 

 그리고 여기서 잠깐, 중학생들이 버스나 지하철 혼자 못 타는 경우도 있습니다. 승용차만 타고 다니니까요. 그러니까 놀라지 마셔요. 약속장소까지 올 줄은 아는지, 다음 장소까지 갈 줄은 아는지, 얼마나 걸리는지, 스마트폰으로 길은 찾을 수 있는지, 길을 못 찾을 시 연락할 어른들은 누가 있는지, 연락을 위해 전화나 카톡의 데이터는 있는지 등등...


 에이 너무 과하다... 네 과하다고 생각하신다면 그게 맞습니다. 아니 그게 아니고요 어쩌고 저쩌고 그럴 필요 없습니다. 과하게 느껴지면 그게 맞지요. 다양성 존중의 태도 아니겠습니까!!! 요즘 Gen-Z 들은 그런 걸요. '어른들을 위한 GEN-Z Guidebook' 이기에 구구절절 저만의 비법을 열어재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인사이트는, 모든 것을 친구들과 물어보고 함께 결정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부터 우리들의 관계가 시작됩니다. 핵심이에요. 우리 측에서 일방적으로 #$%^&*() 해라! 하면 그냥 읽씹 당합니다. 질문도 안 합니다. 조금 더 지나면 카톡 확인도 안 해요.


종종 참고하는 현대카드 정태영 님의 최근 페이스북 링크 걸어 두고 마무리합니다. (링크 클릭이 안되네요. 아래 복사해서 들어가보셔요. )

https://www.facebook.com/share/p/RX7es7wfxewjxx8E/?


청소년과 청년을 좋아하는 사비나가 붓 가는 대로 씀.

작가의 이전글 1. 선 넘지 마세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