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끝에 보이는 오직 나만
작곡: 김민하
작사: 숨 (Soom)
편곡: 김민하
혼자 떠난 기차 여행
내린 곳은 남원역
소박한 짐 들고서
오붓한 길 걸어가
맘에 품은 기대들은
내 발길을 움직여
낯선 곳을 걸어도
마음은 가벼웠어
아담한 하룻밤 내 방에도
달 보러 오른 동산 위에도
어디에도 없었지
오직 나만 있었어
지친 일상 같은 하루
답을 찾고 싶었어
아니 실은 난 그저
숨을 쉬고 싶었어
맘에 품은 기대들은
내 어깨를 가볍게
이방인이 되어도
두려울 게 없었어
아담한 하룻밤 내 방에도
달 보러 오른 동산 위에도
아무것도 없었어
오직 나만 있었어
조용한 밤이 오면
떠나온 이의 그림자
더욱 선명해지고
비로소 알게 되네
여행 끝에 보이는
오직 나만 오직 나만
2018년 4월 말
계획 없이 떠났던 남원.
몇 년이 지난 후 기억을 더듬어 가사를 썼는데,
고맙게도 친구가 멋진 음악을 만들어주었다.
그때의 여행이나 지금의 여행이나
여행은 떠남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준다.
그리곤 돌아옴 그 자체로 완성된다.
여행지에서는 어떤 것도 뜻하고 싶지 않다.
예정이랄 게 없는 사람처럼
시간이란 걸 잊은 사람처럼
정처 없이 떠돌다 보면 자명해지는 사실,
삶이 곧 여행이고
뜻하는 바에 다다랐을 때 밤하늘은
선명한 달을 보여주지만
나는 결코 여행자의 숙명을 피할 수 없다.
결국 다시 채비를 하고 언제든 어디로든
떠나야 할, 돌아가야 할, 오직 나만이 또렷한 존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