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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 Soom Nov 15. 2022

함께하는 업사이클링 제로웨이스트샵, 원점

제로웨이스트샵 방문기 #2


두 번째로 쓰는 제로웨이스트샵 방문기


핫한 동네 성수 안의 제로웨이스트샵 '원점'에 다녀왔다.


성수는 힙한 공간이 부쩍 늘어난 MZ 세대의 새로운 놀이터인데...

여름에 예약해둔 사진전을 보러 간 김에 주변 제로웨이스트샵을 찾아보고서 방문했다.







이름이 뭔가 강렬하다. 원점! 다시 돌아갈, 돌아온 지점...


생각해보게 된다. 내가 돌아갈 지점은 어디일까. 나는 어디로부터 출발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나. 질문을 가지고 제로웨이스트샵 원점에 들어섰다.




제로웨이스트샵 원점! 가게의 앞모습. 병뚜껑을 모아놓은 바스켓들이 놓여있고 업사이클링으로 제작된 소품들이 보인다. 페트병 뚜껑들은 분리배출되는 과정 중에 탈락률이 높다. 작고, 따로 돌아다니기 때문에... 이렇게 깔 별로 모아, 새로운 형태와 용도로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드는 경우가 많아졌다.


아래 사진은 샵 안으로 들어가면 눈에 들어오는, 병뚜껑 업사이클링 제품들!



귀여운 키링과 벽시계, 폰 케이스 등이 있는데 내 취향은 벽시계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제품의 매력 포인트는 단 하나도 같은 게 없다는 것이다. 제각각의 플라스틱들을 모아 만들기 때문에... 결코 같은 무늬의 제품이 없다. 세상에 하나뿐인, 유일무이한 물건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버려질 쓰레기가 모여서, 새로운 쓰임을 얻고 세상에 단 하나뿐인 것으로 재탄생한다는 과정과 결과가 참 아름답다. 쓸모를 판단하는 일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이미 지나버렸다고 외면한 것들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제로웨이스트샵 원점의 특색은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체험이 가능하다는 것! 가게 안쪽으로 플라스틱을 재가공할 수 있는 분쇄기와 사출기가 놓여있다. 인스타를 통해 예약도 가능한 것 같다. 나는 체험을 해보진 않았지만, 친구나 애인과 가서 한 번쯤 직접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어보면 신기하고 소중한 시간이 될 것 같다.




다양한 제로웨이스트 물품들이 구비되어 있고, 역시 한쪽엔 리필 스테이션도 있다. 그래서, 내가 원점에서 구매한 것은!



탄소창고의 '무독성 CXP 목재로 만들어진 든든한 컵'을 샀다. 플라스틱 대체 소재로 목재를 사용한 듯하다. 무해하고 좀 더 빠르게 썩을 수 있으니까?


목재로 만들어서 그런지, 처음 사용할 땐 나무 냄새가 많이 났다. 지금 거의 두 달 가까이 쓰고 있는데 이제는 나무 냄새가 다 날아갔다. 두툼해서 든든한 느낌이 들고 뜨거운 것도 담을 수 있어 자주 사용하게 된다.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제품을 살까 했는데, 필요하고 자주 쓸 물건을 사는 것이 좋을 것 같아... 한참 고민 끝에 다정한 느낌을 주는 컵으로 골랐다. 오래 함께 할 듯!




업사이클링의 매력은 제각각 모두 다른 유일무이함이기도 하지만 역시, 쓸모의 재발견이 아닐까. 함부로 쓸모를 다 했다고 단언해버리지 않고 조금 더 세심하게 돌아보면서 새 의미를 만들어내는 일. 이런 마음과 눈길을 생각하면 왜인지 울컥한다.


또 다시, 원점에 대해서 생각한다.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가.


제로웨이스트와 업사이클링은 단순 유행 키워드가 아니다. 지금까지의 발걸음을 돌이켜보는 것. 그리고 새로운 길을 내어볼 용기를 갖는 것. 그 가운데에는 무의미하고 유해한 반복적인 소비를 멈추고 버려질 것들의 쓸모를 되찾아주는 마음이 필요하다. 단단함과 유연함을 모두 가진 그런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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