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샵 방문기 #4
당분간 잠잠해질, 네 번째 제로웨이스트샵 방문기..!
제로웨이스트샵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대표주자. 알맹상점을 다녀왔다.
내가 다녀온 곳은 알맹상점 리스테이션이다.
본점은 마포에 있는데, 리스테이션은 서울역 옥상정원에 위치하고 있다.
서울역 옥상정원은 처음 가보았다. 이 날 뜨뜻한 가을 날씨여서 점심 먹고 산책 겸 올라가서 구경하기 딱 좋았다. 조금 높은 곳으로 올라갔을 뿐인데 기분 전환이 된다. 더 추워지기 전에 데이트 코스 중에 끼워 넣어 보는 것도 추천! 알맹상점에서는 맛있는 커피와 음료도 판매하고 있어 좋다.
내부에는 역시나, 알맹상점의 이름처럼 알맹이만 파는 이곳의 상징인 리필 스테이션과 용기를 가져오면 무게를 달아서 파는 다양한 종류의 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 나는 이곳에서 처음으로 실제 리필을 하고 계신 분을 보았다. 여러 제-웨샵을 다녔는데도 한 번을 구경 못했는데! 이렇게 찾아와서 용기에 리필해가시는 누군가의 모습을 보니 친환경 라이프 동지를 만난 것 같아 맘 속으로 친밀감 상승! ㅎㅎ
해양 오염을 보여주는 작품... 힝구... 고래야... 미안하다...
실제로 고래의 배설물은 식물성 플랑크톤에게 가장 좋은 비료가 되어준다. 고래의 배설물에 함유된 성분들이 식물성 플랑크톤을 무럭무럭 자라게 해주는 것이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광합성을 하며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산소를 만들어낸다. 고래 한 마리로 인해 어마어마한 이산화탄소가 제거되는 것이다. 고래는 중요하다.
고래가 식물성 플랑크톤과 연결되어 지구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처럼, 살아있는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그 연결을 기억하며 서로가 서로를 살릴 수 있는 이 고리를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
알맹상점의 알맹쓰들~ 물건들이 아주 꽉꽉! 다양한 물건을 구경하는 재미가 더 해졌다. 그리고 이곳에 오면 꼭 한 번 마셔보고 싶었던 커피
여기서는 개인 컵, 텀블러를 가져와서 음료를 받아가거나, 컵 보증금을 내고 테이크아웃을 받을 수 있다. 그럼 사진 속 컵에 커피를 담아주시는데 다 마시고 컵을 가져가면 보증금을 돌려주신다. 컵은 반납할 때 세척할 수 있는 머신이 설치되어 있어서 물로 슉슉 헹궈서 반납할 수 있다. 머신 사진을 못 찍어서 아쉽다.
이렇게 컵 보증제, 다회용기 사용이 더더더더 자연스럽고 익숙한 문화가 되어가길 바라게 된다. 직장에서 점심시간, 밖으로 나가보면 수많은 사람들이 플라스틱 컵에 테이크아웃을 한 모습을 보게 된다. 나도 그 간편함이 좋은 걸 잘 알지만... 저 수많은 컵들이 어디로 갈까? 어떻게 될까? 질문하게 되면 머릿속이 아찔해진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썩지 않는 쓰레기는 돌고 돌아 우리의 삶 속으로 깊게 파고들 것이다.
자, 그래서 이날 내가 산 물건은?!
이 모든 걸 저곳에서 산 건 아니고... 모아 두고 찍은 사진이 이것뿐이라, 함께 올린다.
플라스틱 병뚜껑 업사이클링 제품들은 다른 매장에서 구매했다.(제로웨이스트샵 허그어웨일)
수저를 휴대할 수 있는 주머니, 종이로 만든 연필, 다용도 자석 걸이, 나무 반지, 다회용 면봉을 구매했다. 다회용 면봉은 위 사진처럼 생겼다. 실리콘 재질이어서 물로 세척해서 사용하면 된다. 구매한 물건 모두 진심 잘 쓰고 있다. 필요한 것만 골라서 그런지~
제로웨이스트샵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곳 중, 알맹상점이 유명한데 이제야 가보게 되었다. 본점은 아니었지만 공간의 특성상 새로운 기분을 만들어주는 좋은 곳이었다. 제로웨이스트샵 방문을 하게 되면 기꺼이 물건을 구매하게 된다. 물론 정말 필요한가 질문을 해보고 구매하는 편이지만, 가치 소비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오래 지속되고 확장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갑을 연다.
그리고 네 번의 제-웨샵 방문을 하며 나의 소비 특성을 파악할 수 있었다. 내 지갑을 열려면 이타성을 가지면서 예뻐야 하고 지금 내게 필요한 물건이어야 한다. ㅋㅋㅋ 쉽지만은 않다. 물론 모든 물건을 이런 기준으로 구매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타성, 아름다움, 실용성. 나에게 이 기준들이 꽤나 중요하고 강력하다. 이 중 하나나 두 개만 충족되면 구매욕이 크게 일지는 않는다.
다른 사람들의 소비 기준이 궁금해졌다. 다들 어떤 기준과 필요로 물건을 구매할까? 이런 것을 주제로 대화를 나눠보는 것도 좋겠다. 자연스레 서로의 가치관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으로 이어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