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열이형~ 너무 멋있어!"
"아들, 권정열 엄마랑 동갑이거든? 형이 아니라 아빠뻘이야."
"뭐라고오오오오?"
입까지 쩍 벌리고 너무도 놀라는 두 아이를 보며
정말이지 씁쓸했다.
그렇다.
우리 아들이 너무도 좋아하는 가수 10cm 권정열 님은 1983년생으로 나랑 동갑이다.
프로필을 찾아보니 이 분, 나보다 생일도 8개월이나 빠르다.
아이들이 10cm랑 나랑 동갑이라는 걸 알고 몹시 놀라더라는 에피소드를 동네 엄마들에게 말해줬더니 이 언니들 나의 서러움에 공감하는 것이 아니라 10cm가 나랑 동갑이라는 지점에서 또 놀란다.
그러면서 언니들 한마디 한다.
괜찮아. 우리도 이효리랑 동갑이야.
하. 참. 속상하네.
솔직히 난 동안도 노안도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10cm 이 친구가 심히 동안인 거 아닌가.
요즘 아이들과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보고 있는데, 드라마를 보던 우리 큰아이.
흉부외과 교수 김준완역을 맡은 배우 정경호를 보더니
"엄마, 저 잘 생긴 형 이름이 뭐야? 진짜 잘생겼다." 한다.
하, 또 어이가 없다.
"아들, 쟤도 나랑 동갑이야. 형 아니라고!"
아이들 또 놀랜다.
1983년생 남자 연예인 또 누구 있나.
나랑 친구 같아 보이는 사람은 없나.
나의 마음을 잘 알아주는 친한 언니와 통화하며 이 이야기를 해주니 한 마디 해준다.
"야, 그들은 육아 안 하잖아. 우리도 애 안 키웠음 이렇게 안 늙었어."
육아를 안 했어도 10cm만큼, 정경호만큼 동안은 아니었을 것 같아 마음이 썩 후련하진 않았지만 이 상황에서 내가 찾을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이유인 것은 맞다.
새해를 맞아 다짐해 본다.
다이어트도 하고, 피부관리도 해서 동갑내기 권정열에게, 정경호에게 미모로 밀리지 않으련다.
여자 연예인도 아니고 남자 연예인에게 자극받아 다이어트 결심을 하게 될 줄이야.
아무렴 어떤가, 내가 결심을 했다는 게 중요하지.
(10cm 이미지 출처_네이버 프로필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