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보미 Dec 15. 2021

결과what보다 과정how을 통해 역량을 보여주세요

월간제주교육 통권 188호_대입길라잡이⑤

결과(what)보다 과정(how)을 통해 학생의 "역량"을 보여주세요.


대학 지원을 앞둔 고등학생들이 자주 하는 질문 중 하나는 "선생님, 제 점수로 어느 대학까지 갈 수 있을까요? 제 학교생화기록부(이하 학생부)로 학생부종합전형을 지원할만한가요?"입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중간고사 혹은 기말고사가 끝나면 많은 학생은 '아, 망했다. 정시모집이 늘었다고 하니, 정시로 가야겠다.'고 생각을 하곤 합니다.

학생들을 만나보면, 본인의 학생부에 만족하는 학생은 거의 없습니다. 어떤 학생은 전반적 교과성취도가 부족하다 말하고, 어떤 학생은 특정 교과성취도가 부족하다고 말하고, 어떤 학생은 비교과 영역의 학생부 자체가 잘 갖춰지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학교생활기록부는 고등학교 3년간 학생의 다면적 학교생활에서의 과정과 결과를 정리해놓은 서류입니다. 결과의 기록이 아니라, 과정의 기록입니다.

전체 교과성취도가 학생의 학업 역량을 파악할 수 있는 요소가 되는 것은 맞지만, 몇 등급이라는 수치 외에도 3년간 선택한 교과, 교과 이수 현황의 특징이 과정의 관점에서 기록됩니다. 지난 학기의 학습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학기에 선택하는 교과목, 성취도 그리고 해당 교과목에 보여준 역량이 무엇인지, 어떻게 성장해나가고 있는지 입니다.

'고교에서 학습한 내용과 성취도'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반드시 함께 고려하는 것은 '왜 선택하였을까, 어떠한 과정이 있었을까, 무엇을 알게 되었을까, 그리고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입니다. 대학에서 학교생화기록부를 통해 읽어내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 부분, '역량'입니다.

'저는 경영학과에 지원하려고, 마케팅동아리에 가입했고요, 마케팅 주제로 보고서도 썼어요.' 안타깝게도 마케팅이라는 주제로 보고서를 저장하였다는 사실이 경영학과에 지원할 때 우수하게 평가받는 것은 아닙니다. 선택한 주제, 주제 선정의 이유, 보고서를 통해 강조하고 싶은 내용, 보고서 작성을 위해 학습한 내용, 자료 탐색 방법, 데이터마이닝, 보고서의 결론, 이 활동을 통해 다른 학교활동이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등의 일련 과정에서 학생에게 가장 의미있었던 부분이 두드러질 것입니다. 이 부분이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가 될 것이고, 학생은 이 과정과 결과를 바탕으로 또 다른 학습활동의 선택으로 이어 나갈 수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경영학전공의 교육과정을 한 번 살펴보면, 경영학전공 내에 회계, 재무/금융, 마케팅, 인사조직, 생산서비스운영, 경영정보, 전략/궁제경영 등의 세부전공으로 나뉘게 됩니다. 마케팅 전공 내에서도 다양한 교과목으로 나뉘게 됩니다. 고등학교에서 교육과정 중에 경영, 마케팅, 인사 등과 매칭되는 교과목은? 없습니다. 하지만 경영학을 전공하는데 필요한 기본 학업 역량을 공통교육과정인 국어, 수학, 영어, 사회 등의 교과목을 통해 학업 역량을 갖추어나갈 수 있습니다. 수업시간에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관심 있는 주제의 독서활동을 해보고, 수행평가나 과제에 해당 내용을 연결해보면서 지적호기심을 발휘하며 탐구역량을 향상시켜나갈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모든 학생이 모든 것을 다 잘할 수도 없고, 다 잘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진로를 결정하지 못하였어도, 진로가 자꾸만 바뀌더라도 괜찮습니다.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을 소홀히 하지 않고, 주도적으로 생각하고 참여하는 태도를 갖는 것부터 시작하기 바랍니다. 이러한 태도를 바탕으로 학교생활이 누적되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잘하는 것과 어려운 것 등을 알게 되고 스스로 가진 역량을 이해하고, 계발해나갈 수 있습니다.

#교육이슈 #대입이슈 #진로진학 #대입진로 #교육시수 #월간제주교육

작가의 이전글 차별과 차이 그리고 공정성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