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가 점점 깨끗해지고 있다 1

코로나바이러스 덕분에 다들 손을 열심히 씻는다. 드디어!

by 한보통

Photo by CDC on Unsplash

내가 호주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을 때,

인천댁 언니가 해줬던 이야기가 있다.


언니가 호주에 정착했을 때

아이들 둘을 데이케어(어린이집)에 보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데이케어에서 아이들이 모래놀이를 하고 나서

간식을 먹거나 할 때 손을 안 씻는다고 했다.


다른 아이들도 안 씻는데 언니네 아이들만 씻는다고

할 수도 없어서 물티슈를 아이들 간식통에 넣어줬다.

그런데 다른 아이들이 손 안 닦는데 자기들만 닦기는 그래서

아이들이 안 쓰고 오기 일쑤라고 했다.


한국에서는 기본인 밖에 나갔다 들어오면 손 닦기가

여기에서는 기본이 아니었다고 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데이케어에 가면 애들이 그렇게 아픈 것이라고 했다.


이 이야기가 여전히 기억에 남았다.

들으면서 애들한테 왜 손을 안 씻으라고 하지?!

기본 중의 기본인데 하면서 말이다.

호주 사람들은 위생관념도 성격처럼 느슨한가 싶었다.


한국인인 나의 관전에서 호주 사람들의 위생관념은

좀 다르다 못해 솔직히 말해 좀 더럽다.


아이들이 맨발로 돌아다니는 쇼핑센터 놀이터에

어른들이 신발을 신고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오는 것도 그렇고,


한 플레이그룹에 가서

모든 아이들이 한 물통에 같이 손을 닦는 것을 보고

엄청 식겁했던 적도 있었다.

그때 우리 애들은 무조건 따로 개수대에 가서 싰었다.


거기다가 티타올 하나로 다 같이 손을 말리는데

그것도 너무 싫어서

난 아예 애들 손 닦는 수건을 따로 들고 다녔다.


내 위생관념으로는 전혀 이해가 안 갔다.

화장실 포함 더러운 곳을 오만군데 다 밟은 신발을

왜 신고 들어오며

물통 하나로 그리고 티타올 하나로 같이

손을 씻고 말린다는 것 자체가

내 기준에는 너무 더러웠다.


그리고 손 안 닦고 간식 먹는 아이들도

엄청 많이 봤다.

그래도 괜찮은지 호주 엄마들 중에 몇몇은

그냥 내버려 두길래 역시 호주는 다르구나 했었다.


쇼핑센터 곳곳에 손 세정제가 설치되어 있다.

그런데 이번에 코로나 바이러스도 확 바뀌었다.


도서관에 스토리타임을 들으러 갔더니

선생님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손세정제(hand sanitiser)를 들고 우리 손에 찍 뿌려줬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하면서 말이다.


쇼핑센터 곳곳에 손 세정제가 달려있다.

아이들 노는 놀이터 근처에도 달려있어서

놀고 손 세정제를 쓸 수 있게 해 뒀다.


인포메이션 센터에 가면 또 손세정제가 있다.

지나가다가 한 번씩 찍 하고 묻혀서 손을 닦았다.


쇼핑센터에 붙어있는 언제 손 씻기를 해야 하는가.

이번에 플레이 그룹에 가니 손 씻기를 엄청 강조했다.

놀고 나면 손 씻고

더러운 것을 만지면 손 씻기를 하도록 했다.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학교에서도 손 씻기를 엄청 강조해서

선생님한테 따로 손 씻는 법을 아이가 제대로 배워왔다고 했다.


물론, 학교 곳곳에 손 세정제가 있어서

공부하고 쉬는 시간에 교실 나가면서 손 세정제를 사용해서 손 닦고

들어오면서 손 세정제 사용해서 손을 닦게 한다고 했다.


드디어, 호주 사람들이 손 씻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손을 씻기 시작했다.


할렐루야!


나 혼자 유난 떠는 것처럼

손 씻어야 해 하고 할 필요 없이

이제는 다들 당연히 손 씻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되어서 너무 좋다.


이제는 우리 시누이 커플이 우리 집에 오면

손 씻으라고 당당히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나저나 코로나 바이러스는

언제쯤 끝나려는 지

정말 걱정이다.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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