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가 점점 깨끗해지고 있다 1
코로나바이러스 덕분에 다들 손을 열심히 씻는다. 드디어!
by
한보통
Mar 20. 2020
Photo by CDC on Unsplash
내가 호주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을 때,
인천댁 언니가 해줬던 이야기가 있다.
언니가 호주에 정착했을 때
아이들 둘을 데이케어(어린이집)에 보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데이케어에서 아이들이 모래놀이를 하고 나서
간식을 먹거나 할 때 손을 안 씻는다고 했다.
다른 아이들도 안 씻는데 언니네 아이들만 씻는다고
할 수도 없어서 물티슈를 아이들 간식통에 넣어줬다.
그런데 다른 아이들이 손 안 닦는데 자기들만 닦기는 그래서
아이들이 안 쓰고 오기 일쑤라고 했다.
한국에서는 기본인 밖에 나갔다 들어오면 손 닦기가
여기에서는 기본이 아니었다고 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데이케어에 가면 애들이 그렇게 아픈 것이라고 했다.
이 이야기가 여전히 기억에 남았다.
들으면서 애들한테 왜 손을 안 씻으라고 하지?!
기본 중의 기본인데 하면서 말이다.
호주 사람들은 위생관념도 성격처럼 느슨한가 싶었다.
한국인인 나의 관전에서 호주 사람들의 위생관념은
좀 다르다 못해 솔직히 말해 좀 더럽다.
아이들이 맨발로 돌아다니는 쇼핑센터 놀이터에
어른들이 신발을 신고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오는 것도 그렇고,
한 플레이그룹에 가서
모든 아이들이 한 물통에 같이 손을 닦는 것을 보고
엄청 식겁했던 적도 있었다.
그때 우리 애들은 무조건 따로 개수대에 가서 싰었다.
거기다가 티타올 하나로 다 같이 손을 말리는데
그것도 너무 싫어서
난 아예 애들 손 닦는 수건을 따로 들고 다녔다.
내 위생관념으로는 전혀 이해가 안 갔다.
화장실 포함 더러운 곳을 오만군데 다 밟은 신발을
왜 신고 들어오며
물통 하나로 그리고 티타올 하나로 같이
손을 씻고 말린다는 것 자체가
내 기준에는 너무 더러웠다.
그리고 손 안 닦고 간식 먹는 아이들도
엄청 많이 봤다.
그래도 괜찮은지 호주 엄마들 중에 몇몇은
그냥 내버려 두길래 역시 호주는 다르구나 했었다.
쇼핑센터 곳곳에 손 세정제가 설치되어 있다.
그런데 이번에 코로나 바이러스도 확 바뀌었다.
도서관에 스토리타임을 들으러 갔더니
선생님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손세정제(hand sanitiser)를 들고 우리 손에 찍 뿌려줬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하면서 말이다.
쇼핑센터 곳곳에 손 세정제가 달려있다.
아이들 노는 놀이터 근처에도 달려있어서
놀고 손 세정제를 쓸 수 있게 해 뒀다.
인포메이션 센터에 가면 또 손세정제가 있다.
지나가다가 한 번씩 찍 하고 묻혀서 손을 닦았다.
쇼핑센터에 붙어있는 언제 손 씻기를 해야 하는가.
이번에 플레이 그룹에 가니 손 씻기를 엄청 강조했다.
놀고 나면 손 씻고
더러운 것을 만지면 손 씻기를 하도록 했다.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학교에서도 손 씻기를 엄청 강조해서
선생님한테 따로 손 씻는 법을 아이가 제대로 배워왔다고 했다.
물론, 학교 곳곳에 손 세정제가 있어서
공부하고 쉬는 시간에 교실 나가면서 손 세정제를 사용해서 손 닦고
들어오면서 손 세정제 사용해서 손을 닦게 한다고 했다.
드디어, 호주 사람들이 손 씻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손을 씻기 시작했다.
할렐루야!
나 혼자 유난 떠는 것처럼
손 씻어야 해 하고 할 필요 없이
이제는 다들 당연히 손 씻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되어서 너무 좋다.
이제는 우리 시누이 커플이 우리 집에 오면
손 씻으라고 당당히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나저나 코로나 바이러스는
언제쯤 끝나려는 지
정말 걱정이다.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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