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라는 신의 계시인가.
남편의 회사에서 실수로 전체 메일이 발송되었다.
직원들 중 몇몇에게 발송되어야 할 메일이
모든 직원에게 발송이 된 것.
그 이메일의 내용은 회사 사정이 어려워져서
다음 주부터 일부 직원의 Annual leave(연차라고 한국어로 하나?)를
강제로 사용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그와 더불어 2주 후에 (이 회사는 2주씩 주급을 준다)
회사 재정상황을 다시 체크하고 나서
모든 직원 또는 일부 직원을 휴직 상태로(Stand down) 할 것 인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꾸물 남편은 지금 5주의 애뉴얼 리브가 있다.
그러니까 혹시나 2주 후에 휴직 상태로 전환을 한다면
다음 주부터 7주 후에
꾸물 남편이 휴직 상태가 되면
우리는 수입이 없어지게 된다.
꾸물 남편은 그때까지 이 사태가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며 낙관하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어떻게든 컨트렉트 일을 구해서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면 되니까
내가 일을 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거기다가 지금 우리는 일단 모아놓은 돈이 있어서
초밥은 못 사 먹지만
라면만 먹고 살 정도는 아니다.
다행히도 쌀 사서 밥 해 먹을 정도는 된다.
(오늘 쌀도 하나 사고 휴지도 하나 샀다.
웬일! 쌀이라니!! 한동안은 불안하지 않겠다.)
꾸물 남편은 최상의 상황만 본다면,
난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고 준비를 하는 편이다.
최상의 상황을 생각해서 뭐하는가.
어차피 최상의 상황이 되면 그때는 준비할 필요도 없는데.
최악의 상황에서
내가 간호사로 다시 일을 하러 가야 한다면
일자리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 보니까 일자리가 꽤 있는 것 같다.
AHPRA(널싱 보드)에서 일할 사람 부족하다고
은퇴한 사람들 중간에 라이선스 끊긴 사람들
다시 재 등록 빨리 해준다고 할 정도니까
나 일할 곳은 있을 것 같다.
여차하면 매니저한테 다시 물어보고,
안된다고 하면 에이전시 가고
그것도 안되면 COVID19랑 싸우러 가야겠다.
https://www.health.qld.gov.au/employment/covid-19-eoi
분명 꾸물 남편과 시엄마, 시누이는
생각도 하지 말라고 하겠지만
과연 여기서 날 써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간호사 일자리는 많은 것 같다.
앞으로 7주의 시간이 남았다.
아니면 7주 보다 더 남았을지도 모르겠다.
호주가 원래대로 다시 돌아와서
꾸물 남편이 원래의 자리로 돌아갈지
그동안 둘 다 열심히 달려왔으니까
공동육아를 하든지
아니면 내가 일을 하러 나갈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