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하기로 결정했다.

병원에서 마스크 써도 된다고 하면 하겠지만 그전까지는 안 할 거다.

by 한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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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물 남편은 3주 후에 일을 못하게 된다.

물론 리던던시 패키지와 5주의 휴가에 해당하는 급여를 받으면

한동안은 그래도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꾸물 남편이 계약직 일을 구하지 못하더라도

난 일을 할 생각이 없다.


일단 간호 일이 현재 별로 없다.

대부분의 긴급을 요하지 않은 수술 등이 다 취소가 되어서

수술방 간호사들의 인력이 대거 남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 간호사들 중 퍼머넌트 간호사들이

다른 병동에 일을 하러 간다고 들었다.


그로 인해 에이전시와 캐주얼 간호사는 일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그래서 나한테까지 기회가 올 것 같지는 않다.

구하려고 하면 구할 수는 있겠지만

무서워서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다.


인천댁 언니의 말에 의하면

대부분의 메트로 병원들이 COVID 19 환자가 많아질 때를 대비해서

COVID 19 병동에 인력과 물품을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호주 전제 순수 확진자 수가 3000명대로 들어섰다.

중중 환자수는 100명 이하이며 그 말은

ICU 베드가 여전히 충분하다는 뜻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거기다가 사망자 수도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적다고 생각한다.


QLD도 어제 자로 신규 확진자 10명으로 그 수가 점점 눈에 띄게 줄고 있다.

QLD만 순 확진자 수는 500명대다. (Active case)


여전히 테스트 기준이 좁아서 무증상 감염자와 커뮤니티 감염자에 대해서

간과하고 있지만 어쨌든 숫자는 줄어들고 있다.


https://www.worldometers.info/coronavirus/country/australia/

아마 이대로 간다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끝나서

내가 일을 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제발!


만약 QLD만 바이러스가 컨트롤이 된다면 QLD만 정상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호주는 연방정부가 하는 일도 있지만

주정부가 요즘에는 각 주의 보더를 막아서 이것도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내가 일을 하러 가지 않겠다고 결심한 또 다른 한 가지 이유는

요즘 호주 널싱에 '안전 우선'이 사라졌다.


호주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안전'을 강조하는 문화였다.

나의 안전이 다른 사람의 안전보다 훨씬 중요하니까

스스로 안전하지 못하다고 생각되면 하지 않아도 된다고

난 QUT 다닐 때 배웠고 간호사로 일을 하면서도 배웠다.


요즘 호주 널싱은 간호사의 안전을 최우선 하던 그 모습이 사라졌다.

개인적으로 사 가지고 온 마스크도 못 쓰게 한다.


요즘 병원에서 마스크를 쓰고 일하지 말라고 하는 지침이 내려왔다고 한다.

(반대로 GP는 마스크를 쓰고 일하라는 지침이 내려왔다.

우리 GP가 말해주더라.)


N95의 성능을 가진 마스크도 수량이 부족해서

COVID 19 병동으로 다 몰아주기를 하고 있다.

N95가 아니더라도 마스크 자체가 부족해서

매니저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스코모(호주 총리 별명)도 일반인은 마스크 안 써도 된다는

정신 나간 소리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말하면

정부가 국민들 마스크를 책임져줘야 하니까 말이다.


차라리 미국처럼 면 마스크라도 쓰고 다니라고

말이라도 해주면 되는데 그것도 안 하고 있다.


호주에는 마스크 공장이 없으니 수입을 해야 한다.

어제인가 스코노가 중국에서 의료용품을 우한에서 수입을 해왔다.

거기다가 한국에 전화해서 테스트 킷과 의료용품을

보내달라는 요청까지 했다.


그만큼 지금 의료장비며 의료용품이 너무나 부족하다.


제대로 된 PPE도 없이 일하라고 하다니

총탄 없이 전쟁에 나가서 싸우라는 것이랑 똑같다.

정말 분통 터지고 화가 난다.


마스크가 충분하지 않고 마스크도 쓰지 말라고 하는데

내가 나가서 일을 했다가

COVID 19라도 걸리면 큰일이다.


내가 싱글이고 젊다면 뭐 그까짓 것 하면서 호기를 부릴 수 있겠다.

애 둘 있는 엄마에 늙어서 호기 못 부리겠다.


혹시나 내가 병동에서 일했다가

나로 인해 아이들이 걸리면

난 살 수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이러저러한 이유로

일을 하러 갈 생각을 아예 접었다.


우리가 라면도 못 먹고 살 정도가 되고

병원에 마스크를 의료진들이 다 쓰고 일을 하게 되면

일을 하러 갈 생각이다.


그전까지는 일을 하러 갈 생각이 없다.

제발 그전에 다 해결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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