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건축가로 일을 하고 있는 시누이(호주인)가
건축세계의 남성 중심 세계에 대해서
열변을 토했다.
시누이가 있는 B팀은 전부 여자들로 구성된 팀인데
맨날 허드렛일이나 인테리어 관련한 일만 하고
경력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일은
남자들이 많은 A팀에 다 가서
내부에서 여자 건축가들의 불만으로 난리가 났었다고 했다.
결국 시누이 팀으로 이번에 큰 프로젝트를
회사에서 이 불만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넘겨줬는데
그걸 시누이가 출장 간 사이에
A팀 팀장이 와서 다 고쳤다고 했다.
시누이는 그걸 보고 가만있을 수 없어서
내 아기 같은 디자인을 감히 건드려!라는 마음으로
주말근무까지 하면서
디자인을 재수정했다.
우리끼리 이야기하면서
이런 불평등에 관한 이야기를
더 많은 이야기가 나와야
더 많은 담론이 이뤄지고
그런 불평등이 바뀔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시누이한테 익명으로라도
건축계에 있는 불평등에 관한
글을 써보라고 제안했다.
내가 남들 다 하는
애들 키우는 이야기를
이렇게 브런치에 올리는 것은
내가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는 아니다.
미래에 우리 애들이 부모가 되었을 때
지금보다는 애들이 애 키우기 더 수월하기를
바래서 쓰는 것도 있지만
육아에 대해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싶어서도 있다.
오래전부터 언제나 애 키우는 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치부되었다.
육아에 대해서 그 고됨에 대해서 말하는 엄마들에게
당연히 네가 낳았으니 개인의 문제이고
다른 사람들도 다 하는데 너는 왜 불평해 라고 타박했었다.
하지만 이제 한국의 출산율은 0.98이고
이제는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이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한 사회의 근간을 흔들리는 심각한 문제다.
그게 아니더라도
왜 다른 것은 다 힘들다고 말해도 괜찮은데
왜 육아는 힘들다고 말하면 안 되는 것인가.
엄마/아빠들은 힘들다고 말할 수 없는가.
그리고 힘들다고 말하고 도움을 청하면 안되는가.
내가 내 자식을 낳고 기르는 선택을 했다고 해서?!
언젠가 어느 프로그램에서 유희열 님이 그렇게 말을 한 적이 있다.
요즘은 누구나 하고 싶으면
음악을 만들어서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이 많다고.
유튜브에 가보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음악을 만들어서
올리는 사람들이 많다고.
그런 음악들이 그렇게 많이 깔려주고
더 많은 시도들을 하면
더 멋진 음악들이 나올 것이라고 했던 것 같다.
이런 것처럼 부모 및 육아를 하는 사람들의
수많은 육아 이야기가 깔려야 한다.
이야기가 차고 넘치게 깔려야
사람들에게 애 키우는 것이
그저 그렇고 그런 것으로만
보이지 않는다.
그런 수많은 이야기와 담론을 통해
육아를 겨우 애는 키우는 것이라 치부하지 않고
아이를 잘 키우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임을
부모 자신도 알고 사회도 알게 되면
육아에 관해서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그러려면 글이든 영상이든
육아에 관한 이야기들이 엄청나게 더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모들이여,
어떤 글이든 좋다.
육아에 관한 글을 더 많이 써주시기를.
그래야 우리는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고
더 이해할 수 있으며
아이도 부모도 사회도
행복한 그런 육아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