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의 습관은 날 닮아서 그렇다.

나도 입을 만지거든.

by 한보통

얼마 전에 아침으로 빵을 먹는데

내가 버터와 양파 쳐트니를 바른 빵을 반으로 접어서

샌드위치처럼 먹었다.


옆에 앉은 첫째가 빵을 먹을 때

접어서 먹으라고 몇 번을 말해도

그렇게 안 먹길래 그냥 내버려 두었는데

내가 그렇게 접어서 먹으니까

첫째가 갑자기 빵을 접어서 먹었다.


그때 깨달았다.

첫째는 나를 다 따라 하고 싶고

따라 하려고 하는구나.


말하는 것보다 보여주는 것이

첫째에게는 더 효과적이구나.


우리 첫째의 입 만지는 습관은

조금 나아졌다.

지금도 3차 입 만지기 전쟁? 중이지만

사실 휴전 중이다.


뭐라고 하지 않고

입 만지는 것을 볼 때 나와 남편이 부드럽게

손을 잡고 내려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


나도 입을 만지는 습관이 있다.

멍 때 리거나 생각할 때 입을 만지는데

어릴 때 하도 혼나서

안 좋은 습관인 것은 아는데도

결국에는 고치지 못했다.


첫째가 태어나서

내가 무의식 중에 입 만지는 것을

아이가 봐서 나를 따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손톱을 깨물거나

눈썹을 뽑거나 하는 것은 아니어서 다행이고

손이 더러울 때는 그래도 좀 자제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나도 평생 입 만지는 습관 가지고도

잘 살았으니

첫째도 나처럼 잘 살 테니

그러려니 - 하면서 내버려 두고 있다.


지난 두 번의 전쟁?처럼

어느 순간 또 안 만지게 될지도 모르니

그냥 신경 안 쓰고 있다.


죽고 사는 문제도

아니니까 말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애들 앞에서 입술 만지는

내 습관을 보여주지 않는 것 밖에

없는 것 같다.


아이들은 듣고 배우지 않고

아이들은 보고 배운다는

사실을 이렇게 또 깨닫는다.







매거진의 이전글제3차 입술 만지기 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