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기대를 무너뜨려 미안하다만.
얼마 전 S가 머나먼? 타운즈빌에서 브리즈번으로 잠시 돌아왔다.
그 집 애들과 우리 집 애들은 뱃속부터 친구들이다
애들끼리 잘 놀길래 우리도 드디어 이렇게 앉아서
수다 떠는 날이 오는구나 하면서 감격하면서
커피를 우아하게? 마셨다.
S: 언니, 언니네 애들은 키가 큰 게 잘 먹어서 그런가 봐.
나:???
S:우리 애들은 편식을 너무 하고 잘 안 먹어.
그런 S의 말에 S의 딸과 아들을 보니 키가 작은 키가 아니었다.
우리 애들이 좀 커서 같이 있어서 좀 작아 보이는 것이었다.
그래서 S의 기대를 무너뜨리고
우리 애들이 얼마나 왕편식쟁이들인지 말해줬더니
S가 좀 놀랐나 보다.
그리고 그녀도 내 말을 듣고 안심한 표정이었다.
편식의 뜻은 어떤 음식만을 가려서 먹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세상에 편식 안 하는 사람이 있을까.
난 없다고 본다.
그렇다면 세상에 편식 안 하는 애들은 당연히 없다.
그런 애들은 유니콘 같은 애들이다.
엄마들의 상상 속에만 있는 그런 아이들.
엄마 마음으로 골고루 먹이는 것이 좋겠지만
'골고루' 먹인다는 것에 엄마의 욕심이 들어있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골고루 먹이다가 애 마음을 골고루 상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욕심대로 애들 골고루 먹이다가
첫째 마음을 골고루 상하게 할 뻔해서 그만뒀다.
나 조차도 왕편식쟁이인데 누가 누굴 지적하고 가르치겠는가.
그래서 우리 애들이 싫어하는 야채는 찹퍼로 잘게 잘라서 숨겨 먹이고
밥을 잡곡에 다시마를 넣고 불려서 해 먹는 등
내 딴에는 애들 기분 안 상하게 하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래도 잘 안 먹지만 체중이 막 적게 나가는 것은 아니라서
식판에 퍼주는 밥은 그나마 반 이상은 먹으니까 다행이다라고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사춘기 때 아이들이 미친 듯이 먹어서
엄마가 부엌에서 나올 시간이 없다는데
그런 거 느껴보고 싶다.
잘 먹어서 밥 해주는 기쁨을 느끼고 싶어서
사춘기를 난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