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었으면 나 운전 못했다. 특히 서울에서는.
우리 아버지 차는 잘 안 탄다.
물론 잘 태워주시지도 않으셨지만
첫째 낳고 처음으로 한국에 갔을 때,
애 중고 유모차 산다고 좀 멀리 가야 했었다.
그때 웬일로 아버지께서 태워주셨는데
그 짧은 여정 동안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우리 아버지가 운전을 거칠게 하셔서
내가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기보다는
우리 아버지도 아버지이지만
다른 운전자들도 만만치 않게 운전을 거칠게 했다.
몇 번 택시를 타거나 해서 몇 번 비슷한 경험을 한 후로는
나와 남편은 절대 서울에서는 운전하지 말자고 다짐을 했었다.
여긴 운전 고수들만이 다녀야 하는 무법천지? 의 무림임을 확실히
두 눈으로 보고 느끼고 왔다.
우리 같은 쪼랩은 찌그러져져서
편리한 지하철을 타기로 했다.
난 운전을 브리즈번에서 처음 배웠다.
우리 첫째가 태어나고 나서 배웠으니까
지금 6년 차다.
내 운전 스타일이 어떻냐면
먼 거리는 절대 안 가고 가는 곳만 간다.
그리고 구글 맵에 의존을 해서
조금 먼 거리를 굳이 가야 한다면
절대 핸드폰을 차에 달고 가지 않는다.
구글 맵이 나에게 시련을 줄 때는
차라리 잠시 멈춰서 차에 시동을 끄고
핸드폰에 손을 대고 확인을 한다.
6년 차인데 여전히 초보운전자의 티가 난다.
그리고 주차로 말할 것 같으면
주차 때문에 차를 바꾸고 싶다.
오토 파킹 되는 차가 필요하다.
여전히 후진주차는 못하고
첫째 학교에 픽업하고 데려다주는 것 때문에
평행주차를 한 70프로 정도 마스터했다.
평행주차도 자리가 충분히 넓어야 한다.
아니면 못한다.
브리즈번에서 사니까 이렇게 운전하고 다니지 하고
종종 생각한다.
내 경험상
내가 살고 있는 남쪽 특정 몇몇 지역을 빼고는
대부분 양보를 놀랍게도 잘해준다.
도저히 끼어들기를 못해서 곤란해하면
빨리 우회전하라고 손짓을 해주거나
빨리 끼어들라고 양보해준다.
(호주는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고
그리고 좌측통행을 해서 우회전이 너무 어렵다.
나만 그런가?!)
학교에서 아이를 픽업하고
물밀듯이 지나가는 차들 때문에
빨리 끼어들어 나가지를 못하면
누군가는 꼭 멈추고 빨리 나가라고
손짓을 해준다.
이런 양보가 한두 번이 아니다.
이렇게 양보를 받으니까
나도 양보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면
무조건 해준다.
누군가 나에게 베풀었던 양보를
다시 갚는다는 마음으로 말이다.
예전에 한국 갔을 때 이마트 주차장에
이모가 주차하는 것을 보고
존경한다고 했다.
주차장이 너무 좁아서 내가 나오면 옆 차를 건드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내가 손으로 문을 잡고 겨우 빠져나왔다.
더 많은 손님이 주차하게 하려는 것은 알지만
차는 저렇게 큰데 주차하는 공간은 너무 작아서
절대 여기는 못 오겠구나 싶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다른 곳도 똑같아서
서울에서는 혹시나 내가 운전하면
돈 내고라도 발레 주차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
안 그러면 남의 차 긁어서 수억 깨질 것 같았다.
브리즈번은 주차장이 넓어서 내가 좀 한쪽으로 치우치게
주차를 해도 문 열고 나오는데 어렵지 않다.
난 주로 프램스팟에 주차를 하는데
그곳은 일반 주차장 소보다 훨씬 넓고 쇼핑센터에서 가깝다.
그래서 우리 차가 주차되면
양옆으로 공간이 많이 남는데
아이들을 차에서 내리게 할 때 좋다.
내가 시드니에서 살았을 때도 주차장소가 넓어서 좋았다.
다른 지역까지 전부 가본 적이 없어서 브리즈번처럼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마 그럴 것 같지만)
주차장소도 크고 양보도 잘해주는 브리즈번에서 사니까
그나마 내가 운전을 하고 다닌다.
서울이었으면 무서워서 절대 운전 못했을 것 같다.
이제 6년 차,
종종 한 손으로 가려운 머리도 긁고
빨간 불일 때 아이들이 듣는 CD 트랙도
바꿔주기도 한다. (트랙 바꾸는 것이 중간에 있다.)
한 10년 차쯤 되면 한 손으로
멋지게 주차하고 운전할 수 있으려나
한번 기대해본다.
과연.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