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살아서 다행이다 5

한국 나이보다 2살이나 어린 만 나이가 너무 좋다.

by 한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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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Anna Vander Stel on Unsplash



얼마 전 친한 동생이랑 둘째 갖은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그 친구가 하는 말이

언니 내가 마흔인데 이제 들째를 갖기에는 늦었다는 것이었다.


아니 내 나이가 몇인데

네가 마흔이야?!라고 물었던

한국 나이를 말하는 것이었다.


호주에 왔으니 만 나이로 해주겠니?!

그래야 2살은 어리니까 말이야.


한국 나이 계산법은 정말 이상하다.

태어나자마자 1살

생일 지나면 또 1살.

그래서 우리 친정엄마와 이야기를 하다가

둘째가 세 살인데 아직 그걸 하기에는 어리지

그러면

무슨 세 살이야 다섯 살이지 그러신다.


만 나이로는 내가 2살이나 어리니까

뭔가 더 어리게 느껴진다.


내가 한국 나이로 35살인데

호주 나이로 33살이면 왠지 더 좋지 않은가.


아이들을 대할 때도 다섯 살이면 뭔가 기대치가 높지만

아직도 세 살이니까라고 생각하면

아직도 아기인데 하고 기대치가 확 낮아진다.


한국도 이제는 만 나이를 쓰겠다고 하던데

잘 사용될지 모르겠다.


한국어 자체가 그 사람의 포지션과 나이를 알아야지

대화를 할 수 있는 언어인지라

과연 만 나이를 쓴다고 2000년 12월 생에게

2001년 1월 생이 한 달 차이니까

우리 서로 말 놓자고 할 수 있을까 싶다.


그래도 만 나이를 사용한다니

이런 변화가 그래도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만 나이를 사용해서

한국 사회에 존재하는 경직된 연공서열이

조금이나마 덜해지기를 바란다.

나이가 벼슬도 아닌데 말이다.


그리고 많이 나이 들면 내가 70살이고

저 할머니가 69살인 것이 그렇게 중요할까 싶다.

어차피 늙어가는 처지에 말이다.


이제는 누가 몇 살이냐고 물어보면

(사실 사람들이 자주 물어보지도 않지만)

잠시만요- 하고 머릿속으로 세어야 하는 나이지만

그래도 두 살이라도 어리니 좋다.


비록 2살이 어리다고

어려 보이지는 않는 나이지만

기분이라도 좋으니

그것으로 되었다.


만 나이, 마음에 든다.

내 나이를 높이지 말라.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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