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은 네가 훨씬 더 이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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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가 둘일 때 정말 이 질문에 엄청 고민을 했었다.
누가 더 이쁜지 집요하게 묻는 첫째에게
어떤 답을 해야 할지.
이 답을 잘 못하면
없던 첫째의 질투가 생길지도 모를 일이고
더 나아가서는 둘째를 싫어하게 될지도
몰라서 고민을 했었는데
결국 내 생각대로 밀기로 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지
다음에 생각하기로 하고.
엄마, 나랑 둘째랑 누가 더 예뻐?
라고 아이가 물으면
둘째가 옆에 있든지 없든지 내 대답은 똑같았다.
"당연히 네가 훨씬 이쁘지.
세상에서 제일 이뻐.
네가 둘째 나이만 할 때는 지나가던 사람들이
막 와서 네 아기 너무 이쁘다고 했었어. (실제로 그랬다.)"
라고 답을 했다.
그러면 우리 첫째는 으쓱해지는 마음을 숨기고
"아니야, 둘째가 훨씬 더 이쁘지.
둘째는 아기잖아."라고 말을 하곤 했다.
이런 대답 때문인지 우리 첫째는
둘째를 잘 돌봐주면 잘 돌봐줬지 질투는 없었다.
애가 셋이 된 지금 이제는 우리 둘째가
그렇게 자주 물어본다.
첫째도 있는 자리에서
엄마, 우리 셋 중에 누가 제일 이뻐?
라고 진지하게 묻는다.
그러면 내 대답은 언제나 똑같다.
우리 둘째가 세상에서 제일 이쁘지.
이렇게 이쁜 걸 내가 낳았다니
진짜 내가 복이 차고 넘치지.
이런다. 이러면 둘째도 신나는 마음을 숨기고
"아니야, 셋째가 귀엽지" 그런다.
그러면 첫째가 묻는다.
나는?
너도 너무 귀엽지. 세상에서 제일 이쁘지.
그러면 둘째가 그게 뭐야.
나도 이쁘고 오빠도 이쁘면?
그러면 난 환하게 웃으면서
너도 이쁘고 오빠도 이쁘고 셋째도 이쁘지.
내가 이렇게 이쁜 애들을 낳았다니
진짜 내가 복이 차고 넘치네!
라고 말해준다.
얼굴도 부비부비 해주고
엉덩이도 토닥여주면서 말이다.
이렇게 말해주고 나면
우리 애들 둘은 (셋째는 우리 대화를 이해 못 하니까)
뭔가 만족한 얼굴로 자기 할 일을 하러 간다.
애가 둘일 때는 엄마로서 처음 겪어보는 상황이라서 고민이 많았는데
애가 셋이 되니까 그다지 별것 아닌 질문이고 답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은 그냥 셋째가 태어나서
엄마가 날 덜 사랑하는 걸 아닐까? 하는 불안감과
또는 날 제일 이쁘다고 생각하는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질문을 그. 냥. (수시로)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애들이 물어보면 나도 그. 냥. 답을 해준다.
그들도 가볍게 묻길래
나도 가볍게 대답해준다.
능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후후후후.
종종 아이들 한 명씩과 내가 따로 있을 기회가 생기면
세상에서 제일 이쁜 우리 첫째(둘째)! 하면서
넌 진짜 너무 이뻐 소리를 백 번 해준다.
그러면 또 그걸로 우리 애들은
'역시 우리 엄마한테는 내가 최고지'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듯이
육아에서 말의 중요성은 못해도 한 70퍼센트는 먹고 들어가는 것 같다.
어떤 말을 아이에게 건네느냐에 따라
우리 아이가 질투의 화신으로 변할지
동생을 잘 챙겨주는 오빠와 언니로 변할지
결정된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첫째나 둘째나
참 우리 셋째를 잘 챙기고 잘 놀아준다.
그 덕분에 나도 집안일을 할 짬이 난다.
진짜로 이런 아이들을 셋이나 낳아서
키우고 있다니
진짜 내가 복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