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와 같이 자도 괜찮아

이 시간도 그렇게 길지 않아.

by 한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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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Ignacio Campo on Unsplash


첫째 때는 참 아이가 나랑 자면

무슨 큰일이라도 나는 줄 알았다.


그래서 수면교육을 해야 한다고

하고 싶어 하지 않는 남편에게

울면서 호소했다.


육아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그러니까

잠이라도 좀 잘 자고 싶다고.


지금 생각해보면

엄마로서의 자세가 되어있지 않았다.

나 힘든 것만 아는 이기적인 태도였다고

생각하지만

그때는 잠이라도 못 자면

정말 죽을 것 같았다.


그래서 수면교육을 했고 다행히 성공을 해서

2살이 될 때까지는 눕히면 바로 자는

아이가 되었다.


2살이 되니까 이제는 아기침대를 빠져나와

우리에게 자꾸 오려고 해서

결국엔 첫째 방에서 아빠가 재우기로 했다.


둘째는 수면교육해봤자 소용없다!

어차피 2살이면 우리 방으로 건너오는데!라는

경험으로 알아서

수면교육 안 하고 그냥 애 방에서

애 옆에 누워있다고

애가 자면 나왔다.


그리고 둘째도 2살이 되어 아기침대를 탈출!

결국 우리 모두 다 같이 아이들을 재우려고

한방에서 잤다.


물론 애들이 자면 우리가 우리 방으로 왔지만.


그렇다면 셋째는 어떤가.

첫째와 둘째의 경험으로

어차피 2살 되면 방에서 함께 누워서 재울 텐데

뭐하러 수면교육?! 왜? 그런 건 왜 해?라는 태도이다.


그래서 졸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애를 재우고 애가 밤에 깨서 울면

조금 기다렸다가

그래도 다시 안 자면

우리 방으로 데리고 와서

우리 남편과 내가 침대 가드가 되어

셋째를 재운다.


물론 불편하다.

애가 조금이라도 찡찡대면

나도 바로 깬다.


혹시라도 남편이 첫째와 둘째에게 소환이라도 되면

애가 침대에서 떨어질까 봐

화장실도 갈 수 없다.


그래도 애가 만약에 잘 못 자거나 해서 울면

내 옆에서 재운다.


셋째는 내가 옆에 있는 것을 아는지

우리 방으로 오면 눈물을 금세 멈추고

잠이 든다.


'엄마, 여기 있어. 괜찮아. 어서 자.'라는

내 말에 반응이라도 하듯이

사르르 잠이 든다.


같이 내 침대에서 자다니

첫째와 둘째 때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다.


그 잠든 모습이 이뻐서

아침에 먼저 깬 내가 한참을 쳐다본 적도 많다.


같이 자면 어떤가.

어차피 2살 되면 언니 오빠 방으로 가서 같이 잘 테고

나중에 더 크면 책 읽느라

나랑 놀아주지도 않을 텐데 말이다.

그래서 셋째와 같이 자는 것이 참 좋다.


이제 우리 셋째는 1살이 되었다.

온전히 셋째와 나만 같이 잘 날이

겨우 1년밖에 남지 않았다.


남은 1년, 옆에서 잠든 셋째의

아기 냄새를 실컷 맡아야겠다.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흐른다.

아쉽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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