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그런지 육아가 좀 수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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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가 태어나고 본격 육아를 할 때
책 육아 열풍이 불었다.
책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책 육아라니! 너무 좋다 그러며
열정적으로 책 육아를 했었다.
그렇다고 밤을 새워 책 육아를 한 것은 아니고
(밤을 새워 책을 읽어주고 싶으면 그래도 되는데
굳이 그럴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그냥 애가 가져오면
무조건 읽어줬다.
집안일도 제쳐두고 읽어주고
집에 있을 때는 하루에 100권 이상도
읽어준 적도 많았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첫째는
지금도 책을 정말 좋아하고 사랑한다.
책을 어릴 때 많이 읽어주고
지금은 혼자서 책을 읽어주니 좋은 점이 많다.
우리 첫째는 학교에서 집에 오면
나한테 뭘 해달라는 것도 별로 없고
조용해서 뭐하나 싶으면
책을 읽고 있다.
그래서 첫째를 위해 내가 뭘 해줄 것이 없다.
얼마 전 우리 남편이 둘째와 셋째를 데리고
뭘 사러 갔다.
첫째가 안 간다고 해서 집에서 나와 남았는데
그동안 첫째도 책을 읽고 나도 책을 읽었다.
그 시간이 고요하고 좋은 것이
나중에 셋째가 첫째처럼 혼자 책을 읽게 되면
나도 옆에서 책을 조용히 편하게 읽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첫째가 여러 가지 책을 혼자 읽으니까
나랑 할 말이 많아진다.
요즘 마법 천자문이랑 와이 책에 빠져서 막 읽는데
책에서 나온 한자를 써보거나
와이 책에 나왔던 내용을 나한테 말해주면서
대화를 하게 된다.
나도 열정적으로 맞장구를 쳐주면서
그런 어려운 한자도 어려운 내용도
이제는 다 아네 - 하며 대단하다고 해주면
첫째는 으쓱하며 다시 책에 빠진다.
아이가 책에 빠져서 읽으니
다른 걸 하지 말라거나 해라거나 하는
잔소리를 덜 하게 되고
(물론 제발 책 그만 읽고 밥 먹어라! 소리는 하게 된다.)
나도 내 일을 할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어서
그것도 좋다.
지금은 슬슬 한글을 읽기 시작하는 둘째와
아직 책은 물어뜯고 밟고 던지는 재미있는 장난감이라고
생각하는 셋째 때문에
낮에 내 책을 읽는 것은 사치스러운 일이지만
언젠가 들째도 셋째도 다 한글을 알고
스스로 책을 읽게 되면
나도 내 책을 읽고 편하게 내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때가 되면 뭔가 허전하고 아쉽겠지.
이렇게 시간이 빨리 지나갔나 싶겠지.
그러니까 지금 읽어줄 수 있을 때
많이 읽어줘야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둘째 셋째를 어떤 기관에도 보내지 않고
옆에서 이렇게 끼고 육아하는 지금이
내 인생 최고의 황금기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