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면 곧 일반책도 스스로 읽을지어다.
우리 엄마는 내가 책을 읽는 걸
싫어하셨던 걸로 기억한다.
중고등학교때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책만 주구장천 읽는데
공부에 의욕에 없어서
성적은 엄마한테 혼나지 않을 정도는 지켜서
나오는데 절대 그 이상은 안 나오는 사람이
나였다.
내가 좋아하는 뭔가를 하면
그게 책이든 뭐든 공부에 방해가 되면
우리 엄마는 그렇게 싫어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다.
책을 많이 읽으니
아마 공부를 잘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으셨겠지만
그렇게 공부로 달달 볶는데
하고 싶을 리가
난 그 시간에 책을 읽고 싶었다.
한국이 아닌 다행히 호주 브리즈번에서 살아서 그런지
우리 애들은 공부 압박에서 정말 자유롭다.
아이패드로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내가 공부했던 방식으로 공부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솔직히 효과가 없다는 생각이고
자신이 즐겁고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아무리 성적이 공부 압박으로 인해 좋게 나온다 한 듯
배우는 것이 실제로는 없으니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서
공부하라고 입도 뻥끗하지 않는다.
우리 엄마가 그 공부 욕심으로 나를 질려버리게 했던 것처럼
내가 혹시나 애들을 배우는 것조차 싫어하고
의욕도 없이 살까 싶어 공부해라 소리는 입도 뻥끗 안 한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애들은 집에서 책을 많이 읽는다.
동화책을 읽기도 하는데
한동안 한국어 학습 및 그냥 만화책을 너무 심하게 읽어서 궁금했다.
과연 만화책을 질리도록 읽고 나서
한국어로 쓰인 일반책을 읽을까? 하고.
이번 방학 동안에 첫째가 집에 있을 때는
잠잘 때 빼고 계속 읽는 거다.
평생 만화책만 읽으려나?! 싶었다.
뭐 그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나도 중고등학생 시절에 만화책을 엄청 읽었지만
만화책만 읽는 것이 아니라
다른 책들도 읽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니까.
그래서 만화책만 계속 읽고 동화책이나 글밥이 많은
사전 같은 책은 안 읽으려나 했는데
요 며칠 보니까 이제 만화책도 읽지만
다른 책도 서서히 읽고 있다.
글밥이 많은 만화책으로 읽는 것을
수없이 연습해서 그런지
일반 동화책이나 그림 사전도
금세 읽고 나한테 내용을 이야기해 준다.
아이가 만화책을 본다고 화를 낼 것이 아니라
더 보라고 응원을 해주거나 내버려두거나 해줘야
나중에 일반책도 스스로 찾아서 볼 수 있게 된다.
일단 책이라면
애가 펴서 본다고 한다면
이렇게 어려운 것도 다 읽네! 하면서 슬쩍 칭찬해 주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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