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한글 이렇게 터졌다.

한글 버스 만만세!

by 한보통
IMG20221129113407.jpg 한글버스로 터지다니. 예상을 1도 못했다.


우리 첫째는 한글을 만 3살 후반쯤에 배웠다.

3살 후반에 갑자기 글자를 안다고 나한테

말을 하더니 한글을 갑자기 쓰더니

갑자기 더듬더듬 읽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내가 아무것도 안 가르쳐주고

책만 읽혔는데

순식간에 한글을 익혔다.


첫째는 1년에 최소 만권의 책을 읽어줬다.

첫째 때는 젋었고? 체력도 좋았고

열정에 넘쳤었다.

그래서 그렇게 했던 것 같다.


둘째 때는 첫째가 있으니 일단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첫째 위주로 책을 읽어주다 보니

둘째에게 책을 읽어주는 시간이

현저히 줄었다.


좀 더 늙었고 체력도 떨어졌고

열정도 다른 의미로 덜 넘쳤다.


그래서 둘째는 평균적으로 하루에 1시간 정도만

책을 읽어줬던 것 같다.


그래서 좀 조바심이 났다.


이러다가 한글을 못 배우고 학교에 가면 어쩌지.

그래서 영어만 한다고 하면!

나랑 한국어로 말도 안 하고 영어로만 하겠다고 하면!

으아아아악!

하며 혼자 전전긍긍만 했다.


그렇다고 내가 애를 잡고 가르칠 생각은 안 했다.

애를 잡고 가르치다가

애랑 원수 될 내 성격을 알기에

저절로 배워라 제발!! 했는데

드디어!

그날이 왔다.


몇 주전에 우리 셋째가 저 한글 버스로 장난을 치길래

나도 옆에서 같이 놀았다.

ㄱ+ㅏ=가 이렇게 누르면 '가' 소리가 나오는데

그걸로 한참을 놀았다.


그걸 본 후 둘째가 갑자기 한글 버스를 가져가더니

한참 동안 가지고 놀았다.


그러더니 며칠 후에 갑자기 이랬다.

-엄마, 나 '우유' 알아.

-뭐? 한글로? 어떻게 하는 건데?

한글 버스를 가져오더니 우유를 누르는 둘째.


깜짝 놀란 나와 꾸물 남편을 보며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던 둘째.

그날 오후에 '우유'라고 손으로 손수 적은

종이를 가져와서 또 보여줬다.


드디어,

둘째에게도 한글이 터지는구나!

이렇게 예상치도 못하게 터지는구나!

오호라!


점점 읽을 수 있는 글이 많아지고

아 와 어 의 차이에 대해서도 알게 되고 있다.


첫째는 6개월이 안돼서 받침까지 다 읽었던 것 같은데

둘째는 앞으로 어떨지 모르겠다.


한글이 워낙 쉬워서

둘째가 금방 배워서 글을 읽을 것 같다.


둘째 인생 4살 반 만에

이렇게 한글을 읽기 시작하는구나!


책 읽어준 것 말고는

난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데

이렇게 한글이 터지다니 너무 감사하다.


혹시나 몰라서 사둔

'소중한 글(아이패드로 한글 배우는 프로그램'은

계획을 수정하여

만 5살이 되면 그때부터 하든지

안 하든지 해야겠다.


한글을 읽고 나면

곧 첫째가 그렇듯이

내가 글을 안 읽어줘도 되니까

내 책을 읽을 시간이 곧 생길...

아, 나 셋째 있었지.


앞으로 4년은

내 책을 낮에 읽을 시간은 없을 것 같다.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둘째가 학교 갈 때까지

열심히 책을 읽어줘야겠다.


이제 안심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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