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주자. 기다려주자.기다려주자. 휴우.
첫째가 4살이 될 때까지
첫째 때도 비슷한 고민을 했던 것 같다.
4살이 반이 되니까 영어를 할 수 있게 되어서
첫째는 어디를 가든 금세 친구를 만들었다.
만 5살이 되고 학교에 가서도 자기 의견을
스스로 말을 할 수 있는 아이가 되었다.
2학년인 지금도 선생님께 이야기 들어보면
수업 중에 친한 친구들이랑 너무 수다를 많이 떨어서
다 떨어뜨려놓았다고 하니
언어문제는 한시름 놓았다.
첫째를 이렇게 키웠으니
둘째는 언어문제에서 좀 쉬울까 했는데
우리 남편이 한국어를 조금 더 잘하게 되면서
집에서 한국어를 쓰는 일이 많아졌다.
엄마, 아빠, 오빠도 다 집에서 아이들에게 한국어만 쓰고
둘째에게 밖에서도 한국어로 말해서 그런지
우리 둘째는 한국어는 읽기 쓰기도 가능할 정도로
유창한데 영어는 듣고 이해하는 것만이 가능한 것 같다.
아주 친한 친구들한테는
영어로 말을 하는 것 같은데
문제는 그 친구들이 벌써 학교에 가서
플레이그룹에서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선생님을 비롯한 어른들한테 영어로 말을 하는데
자신감이 정말 없다.
이제 곧 만 5살이 되고
내년에 학교에 가니까
적어도 영어로 인사를 해야 한다고 해서
겨우 시키고 있다.
예전에는 부끄럽다며 입도 못 떼었던
우리 둘째가 모기만 한 목소리로 Hello 하는 게 어디냐며
나 자신을 다독이고 있지만
여간 걱정이 되는 것이 아니다.
물론 누군가가 나에게 똑같은 고민을 한다면
한국어를 그렇게 잘하다니
정말 대단하다며
영어는 학교에 가서 배운다고 말을 해주겠지만
내 자식의 문제니까 그 문제와 거리두리가 잘 안 된다.
그렇다고 킨디를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애를
억지로 킨디로 밀어 넣을 수는 없기에
어제 우리 남편과의 이야기 및 장고 끝에 결론을 냈다.
앞으로 영어를 하는 것을 아이에게 종용하지 않기로 했다.
다행스럽게도 둘째는 영어를 듣고 이해는 한다.
말을 잘 못해서 걱정이지만 선생님들께서 알아서 가르쳐주시겠지
하는 호주 학교 선생님들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한국어나 집에서 잘 가르치겠다고 마음먹었다.
물론 둘째가 학교에 가면 처음에는 영어 때문에
겪는 어려움은 내가 예상하기에 한텀 (10주)로 예상한다.
그래서 지금 애를 몰아서
학교에 가면 힘들다는 생각을 심어주기보다는
집에서 간간히 영어책 읽어주고
지금 하던 대로 플레이그룹이나 주 4일씩 다녀야겠다.
그리고 아이가 성장할 때까지 기다려야겠다.
엄마가 돼서 힘든 건
아이가 성장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 같다.
아이가 힘들까 봐 내가 불안해 한들
무엇이 바뀔 것이며
아이가 힘들까 봐 아이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내가 종용한다한들 아이가 받아들이기나 할까 싶다.
그래서 기다려야겠다.
아이가 영어로 입을 자신감 있게 여는 그날까지
올 한 해 플레이그룹 열심히 다니고
옆에서 영어 때문에 애 들들 볶지 말고
여유 있게 바라봐야겠다.
앞으로 우리 둘째의 영어 문제가 어찌 될지
참 궁금하다.
Photo by Ryan Wallace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