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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보통 Jan 04. 2020

결혼생활을 잘 유지하는 법

그가 싫어하는 일만 안 하면 된다.

Photo by Nathan Dumlao on Unsplash

만난 지 6개월

사귄 지 4개월 만에 우리는 결혼을 했다.


여전히 애 둘 낳고 결혼 8년 차로 잘 살고 있다.

한 20년 차가 되면 이런 이야기를 해야 할 듯한데

겨우 8년 차에 이런 이야기를 해서

좀 너무 이른가 싶기도 하다.


난 결혼을 해서 좋다.

그때 이 남자를 놓치지 않고 결혼을 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결혼을 해야 해 말아야 해 하는 친구들에게

난 결혼을 해보라는 쪽이다.


세상의 많은 것들이 그렇듯이

결혼도 하면 많은 것을 포기하고 희생을 해야 하지만

그만큼 많은 것을 얻고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혼생활은 생각보다 어렵다.

사랑한다는 것 하나만 가지고 결혼생활을

행복하게 유지하는 것은 어쩌면 힘들 수도 있다.


생활방식 및 사고방식이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사랑한다는 이유로 같이 사는데 당연히 부딪힐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런 부딪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난 이렇게 한다.


남편이 싫어하는 것은 하지 않는다.


난 남편이 싫어하는 것은 하지 않는다.

남편도 내가 싫어하는 것은 하지 않는다.


우리 남편은 무신론자다.

나는 신이든 조물주든 내 운명을

움직이는 무엇이 있다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교화 가는 것도 좋아하고 절도 좋아한다.

종종 가면 마음이 편해진다.


하지만 우리 남편은 내가 가는 것도 싫어한다.

신이 없는 데 그런 곳에 왜 가느냐는 것이다.

종교는 사회에서 없는 편이 나은

절대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애들 학교도 가톨릭, 크리스천 학교는 절대 안 된다고 한다.

가서 필요 없는 예배에 왜 들어가게 해야 하느냐고 한다.


그래서 어차피 나일론 신도라서 안 간다.

교회 안 간다고 신이 날 미워하실 것 같지는 않아서

우리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안 간다.


똑같이, 우리 남편도 나 싫어하는 것은 안 한다.

난 우리 남편이 내 말에 토 다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지난 세월 동안 했던 트레이닝 덕분에,

우리 남편은 내 말을 잘 듣는 편이다.


처음에 사귀고 나서 '왜 일 안 해요? '라고 했더니

그동안 오래 일을 해서 공부하는 동안은

일을 안 하고 싶다는 얼토당토 한 말을 하길래,

인터내셔널 학생인 나도 하는데 님은 시민권자라서 일 안 하시냐 -

정신 차리고 일 하셔라 - 하면서

일하라고 했더니 바로 이력서를 이곳저곳에 냈다.

그러더니 IT 관련 회사에서 연락 와서

학생으로 공부하면서 근무 시작했다.


예전에 재택근무를 주 5일 했었는데,

내가 이제는 재택근무 그만하고 나가서 일하라고 했더니

바로 그만두고 다른 회사에 지원을 했다.


현재 일하고 있는 회사에서 지원할 때

여기 왜 지원했냐고 물었더니

'My wife told me so.'라고 말했다나.


그렇게 대답했는데도,

그 회사에 합격해서 연봉 잘 받고 잘 다니고 있다.


요즘에도 종종 토 달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토 달지 않고 내 말을 잘 들어준다.

그래서 너무 고맙다.


배우자가 싫어하는 일만 안 해도

결혼생활을 행복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좋아하는 일 100개를 죽어라 해도

배우자가 싫어하는 일 1개에

그 100개의 노력과 사랑이 확 무너질 수 있다.


좋아하는 일 하나도 안 해도

싫어하는 일 100개를 안 하면

사랑받는 배우자가 될 수 있다.


거기에 더해서,

배우자가 싫어하는 일 안 하고

배우자가 좋아하는 일만 한다면,

당연히 그 결혼생활은

행복하게 유지가 될 수밖에 없다.


그 싫어하는 일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먼저인지 배우자가 먼저인지

잘 생각해봐야겠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먼저면 혼자 살고,

배우자가 먼저면 같이 살면 될 일이다.


결혼을 했다면, 혼자 살았던 때 했던 

모든 욕심을 다 채울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배우자가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으면 된다.

어떻게 보면 간단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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