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렇게 만나서 결혼했거든.
우리는 브리즈번에 있는 대학교 QUT에서 만났다.
늦깎이 학생으로 공부를 하고 있는 우리 남편을
학교에서 하는 언어교환 프로그램을 통해서 만났다.
도대체 이 언어교환 프로그램은 내 주변은 죄다 동성끼리 짝을 지어주던데,
왜 나만 남자 파트너랑 짝을 지어주는지 그 저의가 궁금했다.
알고 보니 그때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고 했던 우리 남편과
아이엘츠 시험을 도와줄 사람을 구했던 내가
딱 그 타이밍에 지원을 해서
딱 그 타이밍에 언어교환 파트너가 되었다.
처음 만나는 날, 버스정류장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던
남편을 보는 순간.
아직 만나서 이야기도 하지 않았는데 -
아 저 사람이랑 결혼하겠구나 싶었다.
그런 느낌이 확 들었다.
그렇게 만난 후,
만난 지 6개월
사귄 지 4개월 만에 결혼을 했다.
이제 결혼 8년 차.
여전히 애 둘 낳고 잘 살고 있는 것을 보면
결혼 전에 오래 만나든 짧게 만나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오래 만나도 헤어지는 사람들은 있고
나처럼 짧게 만나도
여전히 잘 사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말이다.
내가 딱 봐서 이 사람이랑 결혼할 것 같아 라는 경험을 해서 그런가
싱글인 동생들이 물어보면
결혼할 사람은 딱 보인다고 말을 해준다.
이 사람이면 안될 것 같은 타이밍과 느낌이
딱 너한테 오면 결혼하게 된다고 말해준다.
그냥 그 타이밍과 느낌을 거부하지 말고
물 흐르듯이 밀려가다 보면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해준다.
결혼할 사람은 만나면 딱 보인다.
내가 그렇게 만나서 결혼을 해서
확실히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