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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보통 Jul 04. 2023

첫째가 이쁘니 둘째도 가질까?

내 인생에 둘째는 없다는 말을 했기는 했는데

우리 첫째가 태어나고 초보엄마로 산 1년을 이야기하자면 한두 줄로 안된다.

포셉으로 아이를 빼내서 회음부는 만신창이에 힘든 모유수유에 몸도 아프고 

거기다가 산후우울증으로 정신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감당이 안되었다.


그 당시에 나한테 둘째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도 없었지만 

나 조차도 둘째는 무슨! 내 인생에 둘째는 없다!라고 

단연코 이야기했었다.


정말 너무 이뻐서 내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을 정도였다.

너무 이뻐서 맨날 안고 뽀뽀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드디어 발현되는 모성애 때문인지 

생존가능성을 높이려는 포유류의 귀여움 전략인지 모르겠지만 

힘들었던 1년 반이 지나고 이렇게 이쁜 애가 내 애라니! 하며 

감사함을 부르짖는 극적 변화가 있었다.


아이가 말도 통하고 혼자서 잘 놀고 하니 스멀스멀 절대 안 된다던 마음이 돌아섰다.


둘째를 가져야겠다! 


첫 출산이 엄청난 후폭풍을 가져왔고 임신 때도 3개월 지옥의 입덧을 맛봐서 

둘째를 가지는 것이 망설여졌지만 마음에 벌써 둘째가 들어와 있는데 

무엇을 망설이겠는가!


계획해서 가졌다! 


우리 첫째를 위해서가 아니라 전적으로 나 자신을 위해서 가졌다.

첫째가 너무 이뻐서 또 이쁜 아이를 한 명 더 갖고 싶어서 가졌다.


첫째 아이가 2살 반이 될 때 둘째가 태어났다.


둘째는 우리가 원하는 대로 딸이었고 지옥의 입덧은 있었으나 타이밍도 좋게 무통주사르 맞고 

회음부도 아주 멀쩡해서 둘째 낳고 하루 만에 쪼그려 앉을 수 있을 정도로 상태도 좋았다.


그렇게 새롭게 우리 가족의 일원이 된 둘째는 캡슐에 쌔근쌔근 자며 

오빠인 우리 첫째를 만나게 된다. 


Photo by Aditya Romansa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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