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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보통 Jul 10. 2023

브리즈번 남향의 집을 사려는 자!

그러지 말아요. 겨울에 추워 죽어요.

Photo by Nachelle Nocom on Unsplash




북반구인 한국에서는 남향의 집이 좋은 집으로 여겨진다.

겨울에는 해도 잘 들어와서 따뜻하고 

여름에는 해가 짧게 들어와서 덜 덥다.


남반구인 호주에서는 남향의 집은 별로다.

겨울에는 해가 안 들어와서 굉장히 춥다.

여름에도 해가 안 들어오니 비라도 오면 옷장에 곰팡이가 생기기도 한다.


호주에 처음 왔을 때는 그런 것도 모르고 남편과 렌트집을 

알아보러 다녔다. 

남향이었던 집을 한번 렌트했었는데 낮에 너무 어두워서 

하루종일 전등을 켜두어야 했다.


처음으로 타운하우스를 살 때도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다행히 거실과 뒷마당이 북향인 집에 다행히 살게 되었다.

여름에 덜 덥고 겨울에는 그나마 덜 춥다.


부엌이 북향인데 해가 잘더니 설거지도 빨리 마르고 부엌이 보송보송했다. 

뒷마당도 북향이어서 빨래가 정말 잘 말랐다. 


우리 앞집은 뒷마당이 남향이라 빨래가 안 마르는지 

아예 건조대를 드라이브웨이에 세워놓고 빨래를 말렸다. 

그 당시에 집향이라는 것이 삶의 질에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그 타운하우스에서 몇 년을 살다가 하우스로 이사를 가려고 준비하면서

본격적으로 집 향에 관해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했다.


한 장소가 북향이나 남향이나 라고 말하는 것은 

동서남북 중에 가족구성원이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내는 장소에 있는 창문을 기준으로 한다.


우리 집 거실에 난 창문이 북쪽과 동쪽에 나 있어서 북동향이라고 알고 있다.

덕분에 아침에는 해가 잘 들어오고 오후 늦게까지 해가 있어서 밝고 덜 춥다. 

대신 남쪽에 유리창이 나있어 남향인 우리 방은 겨울에 너무 추워서 야외취침을 하는 것 같다.

창문도 얇은 창문 하나여서 온수매트+난방텐트+이불 2개가 아니었다면 

난 얼어 죽었을지도 모른다.


왜 사람들이 남향집은 사지 말라고 하는지 우리 집 남향방에서 살면서 크게 알게 되었다.


이번 겨울도 이렇게 벌벌 떨며 집 안에서 추위에 떨며 견디고 있기에 

브리즈번에서 남향집은 절대 사지 말라고 외치고 싶다.


남향집에서 사는 것은 삶에 질을 확연히 떨어뜨린다.

남향방에서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손이 너무나 시리다. 

어휴 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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