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아이들이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우리 집은 평수가 큰 집이다.
큰 집을 사려고 산 것은 아니고 그 당시에 우리 예산으로
살 수 있는 가장 좋고 우리가 원하는 조건에 맞은 집을
타이밍이 좋게 샀다.
우리 집은 뒷마당이 최고의 장점인데
뒷마당이 일단 크고 펜스와 나무로 대부분 막혀있어서
이웃들이 뒷마당에 나와도 서로를 볼 수가 없다.
뒷마당에 큰 나무도 있고
그 나무에 그네도 있어서
아이들이 정말 좋아한다.
여름은 너무 더워서 낮에 뒷마당에 조차 나올 수 없지만
겨울은 바람이 불지 않으면 브리즈번 날씨가 따뜻해서 좋다.
겨울 낮에 해바라기를 하기 위해서
피크닉 매트를 깔고 앉아서 아이들과 귤을 까먹거나
누워서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하늘을 보면
그냥 행복해진다.
아이들도 뒷마당이 넓으니 마음껏 뛰어놀고 자전거도 타고
풀밭에서 뒹굴거리기도 한다.
차가워진 몸을 따뜻한 브리즈번 겨울 햇볕에
노곤하게 한참 녹이며
아이들이 신나게 노는 모습을 볼 때마다
이 맛에 홈론을 최대한 빌려서라도
좋은 집을 사려고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호주에서는 집이 없이 렌트를 살아도 괜찮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한국인 이민자로서 밟아가는 순서는
호주 영주권> 직장> 자가 집 구매로 이어지기에
나도 예외 없이 그렇게 했는데
왜 그런지 이해가 간다.
마음에 드는 집이 주는 안정감과 행복감은
홈론 이자율이 올라가는 불안감보다 더 높기에
무리해서라도 집을 사는 것 같다.
내년 중순에 고정으로 해둔 홈론이 끝나서 내년이 두렵지만
그래도 뒷마당 큰 집은 살면 살 수록 좋다.
집에 뭐 들이는 것 싫어하는 미니멀리스트라도
뒷마당 큰 집이 최고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