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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보통 Aug 01. 2023

앤디 듀프레인 방식

Andy Dufresne way :  내가 중요한 일을 하는 방식

Andy Dufresne 

호주에서 온라인 쇼핑을 안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인데

가장 큰 이유는 요즘에는

조금 나아진 것 같지만

여전히 택배 배달이 엉망이라서 그렇다.


호주에서 호주 우체국(Australian Post)은

몇 년 전만 해도 굉장히 악명이 높았다.


배달해야 하는 물건을 집 앞이 아닌

다른 사람 집 앞에 가져다 놓기에서부터

사람이 집에 있는데 오지도 않고

지점 우체국으로 찾아오라는 카드만 놓아두고

가는 것까지 별별 일이 다 있었다.


택배가 올 것이라고 해서

모든 약속 다 취소하고

집에서 전전긍긍하며

문을 열어놓고 기다리고 있는데

오라는 우체부는 오지 않고

우리 집 우체통에 '몇 시부터 우리 집 근처 우체국에서 택배 찾을 수 있어'라고

하는 카드만 덜렁 있는데 정말 황당했다.


이것들이 정말!


우체국에 컴플레인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앤디 듀프레인 방으로 말이다.


쇼생크탈출이라는 영화에서

앤디듀프레인은 쇼생크 감옥에 갇힌 죄수다.

앤디는 쇼생크에 도서관을 지어달라는 편지를

의회에 6년간 일주일에 한 번씩 보낸다.

6년 후에 의회는 200불과 책과 음반을 받는다.


그러고 나서 4년 동안 앤디는

또 편지를 일주일에 두 번씩 보내고

결국 의회는 도서관 설립을 위한 기금을

매해 500불씩 지불하기로 결정한다.


앤디 듀프레인 방식으로

일을 하면 실망이 없다.


도서관을 짓는 돈을 줄 수 없다고

답장을 받았다면 실망할 필요가 없다.


아직 목표는 이뤄지지 않았으니

앤디는 어깨를 으쓱하며

의회에 또 편지를 쓸 테니까 말이다.


나도 앤디 듀프레인 방식을 배워 

컴플레인을 하고

취업을 위한 지원을 하고 글을 쓴다.


호주 우체국에 앤디 듀프레인 방으로

이메일을 보냈다.

컴플레인 레터를 우리 집 택배가

제대로 배달되지 않을 때마다 보냈다.


그렇게 10번 보냈더니

결국 우체국 택배가 제대로 배달되기 시작했다.


덕분에 우체국 택배 아줌마랑 친해져서

다른 택배회사에서 잘못 배달해서

게이트 앞에 있던 것도

택배 아줌마가 배달해 주는 친절까지 받아봤다.


컴플레인뿐만 아니라 단기간에

성사되기 어렵다고 생각이 되는 일은

무조건 앤디 듀프레인 방으로 한다.


호주에서 간호대학교를 졸업하고

간호사 일을 구직할 때

적어도 하루에 두 번, 공고가 나든 안 나든

무조건 호주 전 병원에

매니저나 HR에 이력서가

포함된 지원 이메일을 보냈다.


하루에 2번씩 매일 하면

한 달에는 60곳에 이력서를 지원했고

6개월이면 360곳에 지원을 했었다.

덕분에 면접도 보고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다가 영주권도 없는 상황에서

울릉공 뉴그랫 프로그램에 합격을 했었다.

(그 당시에는 영주권 없으면

간호사로 취직하기 힘들었다.)


지금 글쓰기도 그런 방식으로 하고 있다.

지인들은 책 써서 돈이 벌리냐고 하지만,

책은 일단 써서 묻어두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돈이 벌리면 좋지만 안 벌려도 괜찮다.

언젠가는 내 책이 돈을 벌어주기는 할 것 같은데

언제 그렇게 될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원하는 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아도 괜찮다.


10년 아니 30년 후에 결과가 나와도 괜찮다.

시간은 여전히 충분하고

난 얼마든지 편지를 쓸 수 있으니까 말이다.


10번 하고 안 돼서 속상하고 실망했다?

앤디 듀프레인 방식을 아는 나에게는 없다.


난 일주일에 2번씩 앤디처럼 편지를 쓰기로 했다.

의회에서 돈을 주든지 말든지 그건 그들의 문제다.


거절을 해도 실망은 없다.

다시 또 쓸 뿐이다.


내 경험 상 

컴플레인과 구직에 탁월한 효과와 결과를 보이는 

이 방법은 정말 마음에 든다.


내 글과 책에도 효과가 있기를 기대하며

오늘도 난 쓴다. 


















Photo by Brett Jorda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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