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한데 하루하루 잘 흘러갑니다.
우리 집은 티브이도 없고 아이패드도 잘 사용하지 않는다.
티브이는 설치하기 귀찮아서 안 했고
아이패드는 아이가 학교에서 쓰는 것이 있는데
셋째가 아직 만 세 살이 되지 않아서 큰 아이들이 쓸 수가 없다.
대신 셋째 아이가 낮잠을 잘 때
둘 다 15분씩 소중한 글이라고 한글 공부를 할 때 쓴다.
그때 이외에는 아이패드를 쓰지 않는다.
미디어가 없는 방학이라니 생각하면 아찔하신 분들도 있겠지만
우리의 일상은 언제나 미디어가 없었기에
방학 때도 똑같다.
날이 좋으면 무조건 공원이든 쇼핑센터든 밖에 나가서 놀고
날이 좋지 않으면 뒷마당에서 물놀이를 하든 집에서 책을 보든 한다.
미디어를 쓰지 않으니 아이들에게 시간이 정말 많이 남는다.
어마어마하게 남는 시간에 우리 아이들은 학기 중에 보지 못했던 책도 많이 읽고
테이프와 종이와 가위로 무언가를 만들고
종이에 뭔가를 쓰고
멍 때리고 그런다.
얼마 전에 호캉스를 갔는데 거기에서 본 호텔방 카드키를 보고 만든
밥에 들어가는 카드키를 스캔하는 장치.
각 방에 신나서 적고 붙여놓고
애 셋이서 자신들이 만든 카드키를 찍고 다녔다.
크리스마스 때 선물로 받은 모노폴리 딜!
오직 카드로만 할 수 있는 부동산 게임인데 정말 재미있다.
한국어 모노폴리 딜을 사려고 여기저기 찾아봤지만 파는 곳이 없어서 아쉽다.
이제는 만 5살 둘째도 익숙해져서 게임을 잘한다.
수영 외에는 그다지 하고 싶은 것이 없는 아이들이기에
하루하루를 노는데 다 쓰고 있는데
그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모르겠지만
매일 심심하게 흘러가고 있다.
미디어를 주면 엄마로서 나도 편하다.
같이 카드 게임 안 해도 되고
놀러 나가도 안 해도 되고
책도 같이 안 읽어도 되니까.
8년간 아이들을 미디어 거의 없이 키워보니
없는 것이 아이들에게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아이의 참을성, 집중력, 소근육, 좌절내구력 등등
여러 가지 면에서 말이다.
이렇게 하루가 또 흘러갔다.
방학도 점점 끝나고 있다.